프로야구 뺨치는 e스포츠…2년 새 33% 성장…올해 1조원 시장

주영재 기자

lol 챔피언십 결승전 시청자 4300만

MLB 월드시리즈 시청자보다 많아

프로야구 뺨치는 e스포츠…2년 새 33% 성장…올해 1조원 시장

지난 4일 중국 베이징에서 PC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의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렸다. 입장권은 최고 185달러에 달했지만, 좌석표 4만장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날 결승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중국 시청자는 4300만명으로,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챔피언 결정전의 미국 내 시청자 수보다 300만명이나 많았다.

모니터 안에서 펼쳐지는 e스포츠의 인기가 그라운드와 코트를 누비는 전통 스포츠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슈퍼데이터리서치 자료를 보면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올해 1조1200억원으로 2년 전에 비해 33%나 커졌다.

프로선수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롤’에서 세계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이상혁 선수(닉네임 페이커·SK텔레콤 소속)의 연봉은 3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인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선수(연봉 25억원)를 압도한다. 중국에서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연봉 60억원을 제시했다는 말도 돈다. 이 게임의 상위 5개팀 주전선수들의 연봉은 이미 1억원을 넘어섰다.

시장이 커지면서 팀에 대한 투자나 대회 상금도 계속 늘고 있다. e스포츠 종목 중 상금 규모가 가장 큰 롤의 월드챔피언십 상금은 50억원을 넘었다. 메이저대회 골프 대회인 ‘에비앙’의 올해 총상금 41억원보다 많다.

e스포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수준을 넘어, 뛰어난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즐기는 중계 시장의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e스포츠를 즐기는 전 세계 팬은 4억명으로 추정된다. 유튜브의 구독자 수 1위는 게임 방송을 하는 스웨덴인 ‘퓨디 파이’이다. 구독자 수는 16일 기준으로 5789만명으로 유명 팝스타인 저스틴 비버(3241만명)나 테일러 스위프트(2620만명), 리한나(2596만명)보다도 월등히 많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 시장을 개척한 한국은 롤로 e스포츠 종주국의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롤의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국내 팀들 간 대결이었다.

e스포츠가 전통 스포츠에 버금가는 관심과 인기를 누리면서 기업들은 브랜드 홍보에 e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e스포츠 게임단의 한 관계자는 “모기업의 상품을 주요 팬층인 10~20대에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e스포츠 자체의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어서 운영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스포츠의 성공이 게임의 인기로 이어지는 만큼 게임사들도 앞다퉈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롤에 이어 국내 PC방 게임순위 2·3위인 ‘배틀그라운드’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e스포츠 리그 창설도 진행 중이다. 이 게임들은 모두 개발 단계에서 e스포츠화를 염두에 뒀다. 오버워치 리그의 서울 연고팀인 ‘서울 다이너스티’는 18일 리그 출범을 앞두고 ‘출정식’을 겸한 팬 미팅을 연다.

선수 최저 연봉을 5만달러로 설정(오버워치)하거나 전용 경기장(롤)을 짓는 등 안정적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있다. 선수들도 e스포츠 성장을 반긴다. 서울 다이너스티의 류제홍 선수(26)는 “경제적 지원은 물론이고 선수로서 필요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체계적 지원을 해줘 직업적으로 매우 유망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롤 대회를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는 ‘롤 챔피언스 코리아’ 전용 경기장을 내년 9월 개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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