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3대 지수 또 사상 최고치...한미 디커플링 언제까지 가나

정원식 기자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글로벌 악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내년 기업 실적 전망도 불안한 상태여서 한·미 증시가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4700을 넘어섰다.

미국 증시는 기업실적 호조와 경제회복 기대감이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 우려를 누르며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S&P500 상장 기업의 약 81%가 시장 예측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여기에 지난 5일 하원에서 1조2000억달러(1413조)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이 통과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반면 올해 초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으며 고공행진하던 코스피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28일 3100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에는 3000선 안팎에서 오르내리는 답보 상태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08% 상승한 2962.46으로 장을 마치면서 지난 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3000을 밑돌고 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25.17% 올랐으나 코스피는 3.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 S&P500지수가 6.91%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는 3.20%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주식 시장 구조의 차이를 디커플링의 배경으로 지목한다. 국내 증시는 교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탓에 글로벌 공급망 병목의 충격을 많이 받는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자동차 및 부품, 운송 등 업종이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해 있다. 경기민감업종, 정보기술, 자동차 등 공급망 차질 여파를 강하게 받는 업종이 코스피의 58.9%를 차지한다. 반면 이들 업종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8%에 불과하고, 공급망 병목의 영향이 적은 미디어·엔터, 소프트웨어, 소매,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금융 등 업종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도체와 IT,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주도주들의 내년 실적 전망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중국 전력난과 헝다 그룹 파산 위험 등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도 미국보다 민감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되고, 달러가 약세 국면으로 진입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이익 전망이 상향조정된다면 신흥국과 코스피가 더 좋은 그림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그 시점은 2022년 하반기로 본다. 그 이전까지는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의미 있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필요하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올해보다 내년”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 확대 및 위드코로나 돌입,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코로나 치료제 가시화, 미국 인프라투자로 인한 신흥국으로의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 확산 등을 고려할때 과도한 비관론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