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파…줄어들던 ‘근로소득 격차’ 다시 벌어졌다

반기웅 기자

용혜인 의원실, 100분위 자료 분석

개선되던 근로소득 10분위 배율
2020년 기점으로 증가세 전환
불평등 지표 ‘지니계수’도 악화

상위 0.1% 근로소득 전년비 10%↑
하위 10%는 0.8% 증가에 그쳐

정부 지원 등을 제외하고 일해서 벌어들인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한 소득불평등도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2019년까지 꾸준히 개선되던 10분위 배율과 지니계수가 2020년을 기점으로 모두 반전됐다. 코로나19 탓에 소득 상·하위 계층의 양극화가 더 커졌다는 뜻으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기반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더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2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소득 100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10%의 소득(비과세 근로소득을 제외한 총급여 기준)을 하위 1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인 10분위 배율은 2019년 40.8배에서 2020년 42.4배로 벌어졌다. 근로소득 10분위 배율은 2010년 77.0배에서 2014년 50.9배, 2016년 46.6배 등 매년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코로나19 국면에 들어선 2020년 42.4배를 기록해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불평등은 근로소득 지니계수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얼마나 불평등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2010년 0.511을 기록한 이후 2016년 0.467, 2019년 0.444로 매년 낮아졌다. 그러나 2020년에는 0.446을 기록하면서 그동안 개선되고 있던 소득불평등 추세가 소폭이지만 악화됐다.

이는 상위계층의 근로소득 증가율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오히려 높아진 반면, 하위계층의 증가율은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0년 근로소득 상위 0.1%의 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2010~2019년 상위 0.1%의 연평균 근로소득 증가율 6.0%보다 높다. 상위 10%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2020년 근로소득 상승률이 4.7%로 전체 평균 상승률 4.0%를 웃돌았다.

반면 2020년 근로소득 하위 10%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0.8%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감소한 셈이다. 지난 9년간 하위 10%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13.5%로 전체 소득분위 연평균 근로소득 증가율(6.8%)의 2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소득 상위계층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졌다. 근로소득 상위 1%의 소득점유율은 2019년 7.2%에서 2020년 7.5%로 높아졌다. 그동안 상위 1%의 소득점유율은 2010년 7.6%에서 2014년 7.2%로 감소된 뒤 2019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반면 2010년 14.9%에서 2019년 20.2%까지 오른 근로소득 하위 50%의 소득점유율은 2020년 20.1%로 감소 전환했다.

정부의 공식 통계를 보더라도 정부 지원을 포함하면 분배지표가 개선되고, 제외하면 악화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정부 지원이 코로나19로 벌어진 소득불평등을 일정 부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2020년 0.331로 1년 전보다 0.008 감소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