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 오르면 경상수지 20억달러 감소”

안광호 기자

‘우크라 사태, 국내 경제 영향’ 국회예산정책처 분석 보고서

경유도 2000원대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2091.3원, 경유는 2019.46원을 기록한 16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경유도 2000원대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2091.3원, 경유는 2019.46원을 기록한 16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GDP 0.2%P ↓, 물가 0.1%P ↑”
내수 부진·경제성장률 하락 불러
거시경제 전반 걸쳐 악영향 우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은 0.2%포인트, 경상수지는 20억달러 줄어들고, 소비자물가는 0.1%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6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우리 경제에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서방 세계의 러시아 경제제재로 원유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의 물가 상승, 경상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하락 등 거시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초래될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회담 재개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자국 내 봉쇄 조치로 원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커지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4%(6.57달러) 떨어진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배럴당 123.70달러에서 일주일 만에 20% 이상 하락한 것이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 9일 배럴당 127.8달러까지 올랐다가 14일에는 109.9달러로 하락했다.

하지만 유가 변동성이 여전하고 상승 요인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미국 등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세계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반면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며 “오는 6월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 단가를 끌어올리고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2월 수입물가지수는 137.34로 1월(132.67) 대비 3.5% 상승했다. 2월 평균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한 달 새 10.7%(배럴당 83.47달러→92.36달러) 오른 영향을 받았다.

물가 상승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과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으로 세계 주요국의 통화긴축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가 급등으로 세계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국내 경제성장률 하방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러시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273억4000만달러로 전체 교역량의 2.2%(10대 교역 대상국)다. 러시아로의 수출액은 99억8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5%,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액은 173억6000만달러로 전체의 2.8%다. 보고서는 “2020년 기준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167개로, 현지 기업들은 공장 가동 중단, 루블화 가치 하락, 대금 결제 위험 등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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