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물가에 비둘기파도 찬성…연내 2%까지 오를 듯

이윤주 기자

3개월 만에 0.25%P ↑

총재 대행이 회의 주재 한국은행 총재 공백 속에 1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주상영 의장 직무대행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지 않아 주 금통위원이 직무대행을 맡았다. 사진공동취재단

총재 대행이 회의 주재 한국은행 총재 공백 속에 1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주상영 의장 직무대행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지 않아 주 금통위원이 직무대행을 맡았다. 사진공동취재단

물가 압력 장기화 판단에
성장 하방 위험 함께 고려
대출 이자부담은 ‘눈덩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4일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고물가라는 급한 불을 진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통위가 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려 연 2.00%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20~30대 청년 및 자영업자 등 소득이 적거나 빚이 많은 취약계층은 체감 이자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을 맡은 주상영 금통위원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은 4%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적어도 2%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물가 상방 위험뿐만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함께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언급해 향후 속도조절 가능성도 시사했다.

주 위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 상승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총재 공석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후 기준금리 인상에서 모두 동결 소수의견을 내왔던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주 위원도 인상에 표를 던졌다. 그는 “지금 주로 공급 측에서 발생한 물가 상승이라고 하더라도 예상보다 장기화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물가 상방 압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심상찮은 물가에 비둘기파도 찬성…연내 2%까지 오를 듯

한은은 “금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상당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양호한 수준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한·미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 입장을 나타냈다. 주 위원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자본유출 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경제의 성장세, 물가 수준, 경상수지 흑자 기조, 정부 부채비율 등을 고려하면 자본유출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과 동시에 경기 하강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은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 설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금통위가 분기에 한 번씩 두 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월 인상은 인상 시점을 1개월 정도 앞당겨 선제적 대응한 정도로 올해 연간으로 연 2.00%까지 매 분기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말로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5월과 7월 추가 2회 인상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8월 이후 인상된 기준금리폭(1.0%포인트)만큼만 대출금리가 오르더라도 13조원 가까이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3조2000억원 증가하고,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은 289만6000원에서 305만8000원으로 16만1000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부터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감안하면 1인당 64만4000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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