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일침 “연준 물가 대응, 이미 늦었다”

언론 인터뷰서 “실수” 공개 비판

“1~2년 후 스태그플레이션 올 것”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연준의 물가 대응이 늦었다”고 비판했다. 내년이나 후년에는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6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하면서 “언제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억제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문제는 그들(현 연준)의 대응이 왜 늦었느냐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들도 실수였다는 점에 동의하리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양적 완화 정책을 이끌었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더 강력한 양적 완화를 펼친 뒤 최근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에 착수했다. 조심스러운 표현이기는 하지만, 전직 연준 의장이 후임자를 공개 비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연준 고위인사들은 통화 긴축 전환에 앞서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지침)를 통해 충분히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입장이지만, 버냉키 전 의장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문제 대응을 느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버냉키 전 의장은 파월 의장이 신중하게 대응한 이유 중 하나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파월 의장이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당시 연준 이사였다는 점을 언급했다. 2013년 버냉키 당시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계획을 미리 언급하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국 통화와 주가가 급락하는 등의 시장 혼란이 발생한 것을 지켜봤던 파월 의장이 가능한 한 많은 경고를 사전에 줌으로써 이런 일을 피하길 원했을 것이라고 버냉키는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버냉키 전 의장은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은 최소 약간 더 올라가며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기간이 있을 것이다”면서 “그게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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