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연간 무역수지 적자 발생하나…수출 증가에도 2개월 연속 적자

박상영 기자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 규모가 역대 두 번째로 컸지만 수입이 더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전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하반기 수출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금융위기 때인 2008년보다 더 큰 연간 무역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생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수출규모가 61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638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수출은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은 석유제품(전년동기 대비 107.2% 상승), 철강(26.9%), 석유화학(14.0%)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를 입은 품목이 주도했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액은 64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고유가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치솟은데다 가동률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올해 내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석유화학과 철강도 단가가 오르며 역대 5월 기준,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데이터센터 투자 등 서버 물량 수요로 반도체 수출도 15.0% 늘어났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주요 도시가 봉쇄되며 역성장을 기록했던 대 중국 수출도 증가세(1.2%)로 전환했다.

14년만에 연간 무역수지 적자 발생하나…수출 증가에도 2개월 연속 적자

이같은 수출 호조세에도 무역수지는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수입액(632억2000만달러)이 전년대비 32.0%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147억5000만달러로 전년(80억달러)대비 67억5000만달러나 증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1년 전에 비해 원유(35.0%)와 가스(13.2%), 석탄(19.4%) 수입액이 뛰었다. 여기에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비철금속과 식량보호주의 확산으로 농산물 수입액도 늘어나며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해 6월 수입 증가율(40.9%)이 수출 증가율(39.7%)을 웃돈 이후, 수입 증가율은 12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산업연구원은 “올해 원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연간 약 158억달러 규모의 무역적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이 연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였던 2008년(133억달러)이 마지막이었다. 올해 5월까지 무역수지 적자 누적액은 78억4000만달러다.

수출 전망도 어둡다.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 연구기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금액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15.9%. 하반기는 8.4%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도 전반기 13.9%에서 하반기 5.0%으로 수출 증가율이 절반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주요국의 긴축정책, 중국의 봉쇄조치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수출 증가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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