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수출 '적신호'…"중국경제 둔화·우크라 전쟁 등 영향"

이정호 기자
2020년 1분기~2022년 1분기까지 내수·순수출의 한국 경제성장 기여도 추이.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제공

2020년 1분기~2022년 1분기까지 내수·순수출의 한국 경제성장 기여도 추이.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제공

최근 내수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 증가세가 올해 하반기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소인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일 내놓은 ‘수출경기의 현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대외적인 요인에 의해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GI는 현재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수출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에 기록된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 0.7% 가운데 순수출의 기여도는 1.4%포인트(p), 내수는 -0.7%p였다. 수출 호조세가 없었다면 국내 경제는 역성장이 불가피했다. 올해 4월 기준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6%를 기록하며 13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SGI는 최근 한국 수출이 위험 요인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꼽히는 건 중국이다. 기존에도 경제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었던데다 코로나19 방역으로 도시 봉쇄 정책까지 실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SGI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에 4.8%로 예측했다가 지난 4월 4.4%로 하향했다고 지적했다.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수출 경로를 통해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SGI는 대중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56%, 20% 감소하면 1.1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한국 수출의 적신호로 SGI는 분석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러시아와 교역이 활발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선박과 정보기술(IT)기기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수출 여건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통화 긴축 뒤 나타날 수 있는 신흥국의 금융불안 가능성도 지적됐다. 신흥국 중 경기둔화를 겪는 곳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15년에 한국의 대신흥국 수출 증가율은 -9.3%, 2016년에는 -6.3%를 기록한 적이 있다.

SGI는 엔저 장기화도 걱정했다. 국내 제품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엔저가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SGI는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와 기계,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수출 위축 등의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SGI는 “현재 수출 리스크 요인은 대외 수요 감소, 공급망 불안, 경합품목 가격경쟁 심화 등 복합적이어서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쉽지 않다”며 “대통령 주재 수출 비상대책회의를 상설화해 공급망 관리, 필수 원자재 공급 차질 해소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하반기 위험 요인에 적절히 대응하고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무역촉진, 공급망 안정화 등 국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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