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11시쯤 충남 보령시 원산도 선촌항. 무게 10㎏의 우편물(택배물품)을 실은 드론 1대가 하늘을 향해 떠올랐다.
이 드론은 원산도에서 비행을 시작해 효자도·소도·육도·추도·월도 등 5곳의 섬에 우편물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드론이 이동할 수 있는 최대 거리가 10㎞인만큼 배송은 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원산도 선촌항을 시작으로 먼저 5㎞ 경로인 효자도와 소도를 거친 뒤 원산도로 돌아왔다. 이어 8㎞ 거리의 육도와 추도에 우편물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월도(9㎞)에 도착해 우편물을 전달한 뒤 비행을 마쳤다. 고도 50~90m에서 비행한 드론은 시속 20~30㎞로 이동했다.
우편물을 싣고 육지를 출발한 드론이 섬 2곳에 연이어 우편물을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론에 실린 우편물은 치매예방퍼즐과 건강용품 등이었다. 드론 배송 시연에 나선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배송되는 우편물은 보령시 보건소의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지프로그램 연계 사업에 따라 결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령시·우정사업본부·드론기업·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15일 열릴 예정이던 시연회는 강풍 등 기상상황 악화로 취소됐다. 시연회에 모인 사람들은 앞서 시연에 성공한 녹화 영상을 통해 드론이 배송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 드론에는 최대 10㎏의 우편물을 실을 수 있다. 비행시간은 최대 30분이며, 이동할 수 있는 최대 거리와 고도는 10㎞와 150m다. 이 드론은 국내 1호 산업용 드론 상장사인 ㈜네온테크가 개발한 ‘네온테크 ND-840’이다.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시연에 참여한 보령시 관계자는 “현재 원산도 인근 도서지역은 우편물 배송을 위해 대천항과 오천항에서 정기 여객선을 통해 약 22㎞ 거리를 각 섬을 경유해 2시간 이상 배송해야만 하는 실정”이라며 “드론 배송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원산도에서 가장 먼 월도까지 약 15분 만에 배송이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드론을 이용한 우편물 택배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드론 물류서비스 플랫폼 구축 및 상용화 실증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이 실증 사업은 우편물을 섬 지역에 동시에 배송하기 위한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보령시 관계자는 “향후 도서와 산간 지역 관할의 지자체와 협조해 시급성이 요구되는 긴급의약품, 생필품 지급 등을 제때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물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의 배송용 드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현장 적용을 앞당기기 위해 2018년부터는 전남 고흥, 강원 영월, 충남 당진 등 15개 지점에서 시범운영을 진행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