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 밑돌아…수출 ‘마이너스’ 무역적자 300억달러 육박

반기웅 기자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수출감소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수출이 16% 넘게 감소했다. 남은 열흘도 수출이 반등할 기미는 없어 8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유력해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중국이 내수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경기를 회복하고 있는데다 중간재 자체 생산이 늘고 있어 한국 수출이 늘 여지가 별로 없다. 게다가 한중관계도 과거같지 않으면서 하반기 수출도 감소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현황’을 보면 수출액은 324억4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6.1% 줄었다.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고, 그러면서 반도체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이 부진했다. 반도체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년 대비 35.5%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도체의 절반가량이 중국으로 수출된다.

다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컴퓨터 주변기기(-47.3%), 가전 제품(-36.6%) 수출도 동반 하락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하고 있다. 이달 1~20일 중국에 대한 수출은 전년 대비 23.4% 줄었다.

리오프닝이 본격화된다 해도 이전 수준의 중국 수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은 최근 중간재의 국산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중국 수출이 줄어드는 가장 큰 요인은 주요 수출 품목인 중간재를 중국 기업이 직접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중국 특수로 얻었던 혜택은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 적자는 43억400만달러였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95억48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이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전체 적자(-478억달러)의 62.6%에 달하는 수치다.

정부는 여전히 희망섞인 기대를 내놓고 있다. 5월를 기점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고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5월이 지나면 무역수지 적자 폭이 개선되고 하반기, 특히 4분기가 되면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와 달리 주요 경제 기관들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낮췄다. 하반기 성장률은 2.4%에서 2.1%로 내려 잡았다.

한국은행도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4월 회의 직후 의결문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이맘때는 올 상반기면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대중수출이 계속 줄면서 수출회복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정부의 한미일 외교에 대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정부차원의 노력을 하기도 어려워졌다.

추 부총리는 이날 “중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로 탈중(脫中)을 선언한 적 없고 탈중을 할 의도도 없다”며 “중국 관계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년 예정된 한중 경제장관 회의를 빨리하기 위한 실무(회의)에 착수하라고 (기재부 실무진에게) 중국 정부에 전달해달라고 했다“며 ”이번에는 주기상 서울에서 하기로 했으나 서로 일정이 여의치 않아 중국에서 하는 게 좋으면 가능성 열어두고 (우리가)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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