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은행 다 꼼짝마”…차별화 속도 내는 ‘뱅뱅뱅’ 삼총사

박효재 기자

3사 개편된 온라인전문은행

간편은 기본, 더 높은 ‘혁신 경쟁’

“기존 은행 다 꼼짝마”…차별화 속도 내는 ‘뱅뱅뱅’ 삼총사

토스뱅크가 지난 5일 출범하면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카카오뱅크(카뱅), 케이뱅크 등 3사 체제로 재편됐다.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운 인터넷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오프라인 창구가 없는 대신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대출 금리, 높은 예·적금 금리를 내세워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거래 편의성을 높인 각종 서비스 출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리 조건 외에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울 수 있을지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예금 금리·파킹 통장 한도 강점

운영비 없는 장점에 고이자 상품
토스 ‘조건 없는 연 2%’ 통장 출시
케이뱅크, 파킹통장 한도 3억으로

인터넷은행들의 최대 강점은 역시 금리다. 여·수신 모두 주요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금리 조건을 내걸고 있다.

토스뱅크는 수신상품으로 ‘조건 없는 연 2% 이자’ 통장을 선보였다. 이자는 일할로 계산해 매달 지급한다. 시중은행 수시입출금 통장 이자(0.1%)의 20배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 기능을 갖춘 셈인데, 저축은행 파킹통장 최고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한도가 더 유리하다. 지난해 연 0.5%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를 선보였는데 지난 7월 기존 1억원 한도를 3억원까지 늘렸다. 파킹통장은 은행 입장에선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지급 금리가 높아 운용에 부담이 된다. 다른 은행들이 통상 5000만원 이하 한도로 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케이뱅크 한도는 매우 높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바탕으로 기존 대출시장에서는 소외됐지만 실제 상환능력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을 발굴해 대출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카뱅은 지난 6월 새로운 CSS를 적용한 결과, 중신용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출 공급량이 2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새 CSS 적용 이전인 6월1일부터 8일까지 해당 대출 공급액은 147억원이었던 반면, 적용 이후인 9일부터 16일까지 293억원으로 늘어 증가율 99.31%를 기록했다. 카뱅은 중신용 대출 한도를 늘리고 상품도 추가 출시했는데, 지난 6~8월 중·저신용자에게 5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대출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도 제2금융권 정보까지 아우르는 신용 데이터와 통신비·공과금 납부내역, 쇼핑이력 등 비금융 대안 데이터까지 고루 분석한 자체 CSS인 ‘TSS’를 통해 대출 상환능력을 더욱 정교하게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는 TSS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이들 중 약 30%가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새로 발굴됐다고 밝혔다.

■ 간결·편리함 승부수

플랫폼 기반 신용평가모형 개발
카카오 등 대출 문턱 낮춰 공략

간결하고 편리한 서비스도 인터넷은행의 강점이다. 토스뱅크는 우선 수신상품에 따라붙는 복잡한 조건들을 없앴다. ‘2% 이자 통장’의 경우 가입 기간이 자유롭고 예치금액에도 한도가 없다. 시중은행이 특판을 통해 고금리 상품을 한정 판매하고,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급여통장 지정, 카드 사용 등 여러 가지 부대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하는 관행도 없앴다.

또 차주가 금리인하요구권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할 필요 없이 토스에서 먼저 알림을 보내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토스 앱 사용자는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토스 앱의 뱅킹 항목을 클릭해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뱅은 카카오톡 초대와 공유 기능을 활용해 통장에서 모임 회비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초대를 받은 모임 멤버는 카뱅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계좌 없이도 모임통장 내역 확인이 가능하다. 2018년 처음 선을 보인 이후 올 상반기 말 기준 887만명이 모임통장을 이용 중이다. 또 카뱅은 연말·연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코스피 상장을 기점으로 펀드·보험·마이데이터 등으로의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가상통화 거래소 1위 ‘업비트’와 제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모회사인 KT와의 시너지를 적용한 여·수신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 가계대출 관리 ‘역시 과제’

당국, 중·저 신용자 비율 규제에
토스 등 자본금 확충 내실은 과제

다만 인터넷은행이 덩치를 급격히 키우기에는 제약 요인도 남아 있다. 우선 인터넷은행은 신사업 진출 시 제한을 받지 않으려면 당국에 제출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맞춰야 한다. 인터넷은행들은 2023년까지 전체 가계 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최소 30%까지 늘리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고신용자 대출 위주로 수익을 높이기 쉽지 않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에 따라 대출 한도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토스뱅크는 서비스 출시 사흘 만인 지난 7일 총 2000억원 규모 신용대출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가 금융당국과 협의한 연내 대출 한도는 5000억원 수준이라 조만간 대출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의 경우 대규모 자본금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토스뱅크의 자본금은 2500억원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8.5%를 적용할 때 약 3조원 내외 수신으로 전체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관리해야 한다. 토스뱅크는 향후 5년간 최소 1조원 이상 증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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