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인기 없다더니…보험 보유자 60%가 MZ세대인 이유는

최희진 기자
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 제공

종신보험에 스스로 가입하는 20~30대 젊은층은 감소하고 있지만, 종신보험 피보험자(보험의 보장을 받는 사람) 중에서는 39세 이하가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측은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종신보험에 대신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20~30대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

15일 교보생명이 지난 1~4월 재무설계사를 통해 판매한 ‘(무)교보실속있는평생든든건강종신보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상품의 피보험자 중 58.9%가 39세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9세 이하 고객의 비율이 39.3%로, 연령대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결과는 종신보험에 대한 기존 통념과 배치되는 면이 있다.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비싸고 납입 기간이 길어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한 후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비혼·저출산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에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2010~2019년 개인형 생명보험상품의 연평균 신계약 건수 증가율을 연령대별로 봤을 때 60세 이상(19.8%), 50대(5.6%) 가입은 증가한 반면, 30대(-7.2%)와 29세 이하(-5.5%), 40대(-3.3%) 가입은 감소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해당 상품의 피보험자 연령대별 비율과 보험 계약자의 연령대별 비율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피보험자는 29세 이하가 가장 많았지만, 해당 상품을 계약한 고객의 연령대는 40대가 3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3.9%)가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40~50대 부모가 자녀를 위해 종신보험에 대신 가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종신보험의 주된 보장은 사망보험금이지만, 특약에 가입하면 주요 질병에 대한 보장도 받을 수 있다. 교보생명의 해당 상품도 기본형과 보장강화형의 경우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 등 3대 질병을 포함해 23종의 주요 질병을 보장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과거에는 40~50대가 본인을 피보험자로 정하고 보험에 가입했다면, 요즘은 본인이 아닌 자녀를 피보험자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모들이 몸이 아프고 의료비 지출이 발생하는 나이가 되자, 자녀에 대해서도 보험에 미리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도 부모가 자녀의 보험 가입을 서두르는 원인으로 보인다.

이번 분석 결과는 그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종신보험 판매 영업을 했던 생명보험사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 가입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면 마케팅 전략도 새로운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