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다중채무자, 은행의 3.4배…신용위험 우려”

최희진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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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는 가계대출 차주(대출받은 사람) 가운데 취약차주의 비중이 높아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대출 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이 종료됐을 때 신용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일 공개한 보고서 ‘보험사의 대출채권 건전성 및 손실흡수능력 현황 및 평가’에서 “금융지원이 종료된 후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금융회사의 대출채권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보험사의 부실채권 비율(총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의 비율)은 0.13%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올랐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0.01%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는 부실채권의 규모(3526억원)가 크지 않고, 부실채권 비율이 국내 은행(0.5%)보다 낮았다. 특히 가계대출 중 부실 위험이 없는 ‘보험약관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의 51.4%를 차지하고 있다.

손실흡수 능력도 양호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9.1%로, 은행(165.9%)에 비해서는 낮다. 그러나 대손충당금에 대손준비금을 합한 총대손충당금 적립률은 668%로, 은행(319.7%)의 두 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위원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가 외형상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로 원리금 상환이 유예되고 있는 자영업자 등 차주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보험사 가계대출 차주 중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차주)의 비중은 35.0%로, 저축은행(36.4%)에 비해서는 낮으나 은행(10.4%), 캐피탈(27.5%), 상호금융(16.3%)에 각각 3.4배, 1.3배, 2.1배 많다.

저신용등급(7~10등급) 차주의 비중도 보험사는 13.9%로, 은행(6.1%). 상호금융(7.3%)에 비해 높다. 저소득(소득 하위 20%) 차주의 비중 역시 보험사(4.42%)가 은행(3.96%), 캐피탈(4.01%)에 비해 다소 높았다.

기업대출을 보면, 보험사의 경우 전통적인 대출에 비해 고위험·고수익 대출로 여겨지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최근 3년간 연평균 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6.0%, 기업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1.0%였다.

이 위원은 “향후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끝나고,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등 전반적으로 신용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보험사는 은행에 비해 취약 차주의 비중이 높고 부동산 PF 대출이 가파르고 늘어나는 만큼,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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