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낀 외환거래 수상’ 금감원, 1년 전 경고에 은행들 무시

유희곤 기자

국내 시세, 해외보다 높아

차익 노린 거래 빈번해져

5대 은행에 주의 당부

이상 징후 후 뒤늦게 점검

‘가상자산거래소 낀 외환거래 수상’ 금감원, 1년 전 경고에 은행들 무시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거래소가 연계된 이상 해외송금을 주의하라고 지난해 은행에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내부 점검을 소홀히 하다가 최근 4조원대의 이상 외환거래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자체 점검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초 국내 가상통화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 거래가 빈번해지자 그해 4월 화상회의를 열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외환담당 부서장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외환거래법상 확인 의무, 자금세탁방지법상 고객 확인 제도, 강화된 가상자산거래소 고객 확인(EDD) 제도 등을 준수하라는 내용이었다.

앞서 금감원은 그해 3월 하나은행에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이상 외환거래가 발생한 사실을 파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외환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 5000만원 처분을 받았고 서울 정릉지점 업무 일부가 4개월 정지됐다. 금융당국은 화상회의 이후에도 외국환거래 운영협의회에서 유의사항을 재차 당부했다.

그럼에도 5대 은행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지난달 22일과 29일 거액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 사실을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신한은행 2조5000억원, 우리은행 1조6000억원 등 4조1000억원(약 33억7000만달러)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을 확인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해 2월23일부터 올 7월4일까지 11개 지점에서 1238회에 걸쳐, 우리은행에서는 지난해 5월3일부터 올 6월9일까지 5개 지점에서 931회 동안 이상 외화송금이 있었다.

다른 은행들은 이날까지 금감원에 자체 점검 결과를 제출했다. 주요 점검 대상 거래 규모는 7조원(약 53억7000만달러) 수준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상 해외송금 정황이 여러 은행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했고 가상통화와 관련한 불법성을 확인했다”면서 “검사 대상을 광범위하게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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