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에 더 짓눌린 중소기업…183개 업체가 ‘부실징후’

박채영 기자

채권은행 올해 정기 신용위험평가
185곳 C·D등급…지난해는 160곳
대기업 1곳 줄어 2곳…모두 C등급
중기 C등급 6곳·D등급 20곳 급증
기계장비업 최다…정부 대책 필요

외부의 자금 지원이나 별도의 차입 없이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상환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는 부실징후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충격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기업 경영이 어려워진 영향이다. 내년부터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신용 위기에 처하는 기업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이 올해 정기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185개사가 부실징후 기업(C·D등급)으로 판정돼 지난해(160개)보다 25개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채권은행은 부실징후 기업을 선별하기 위해 매년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등급은 A~D로 나뉘는데 C등급(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부실징후 기업)과 D등급(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부실징후 기업)이 부실징후 기업으로 분류된다. C등급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D등급은 법정관리 대상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금융권 신용공여 500억원 이상) 중 부실징후 기업은 지난해 3개사에서 2개사로 줄었다. 부실징후 기업으로 선정된 대기업 2개사의 등급은 모두 C등급이었다.

반면 중소기업(금융권 신용공여 500억원 미만) 부실징후 기업은 157개사에서 183개사로 한 해 동안 26곳 증가했는데, 그중에서도 D등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C등급을 받은 중소기업은 지난해 76개사에서 82개사로 6곳이 증가했고, D등급 중소기업은 지난해 81개사에서 101개사로 20곳이 급증했다.

부실징후 기업 수는 2020~2021년 코로나19 기간 중 정부의 유동성 지원 조치 등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다시 증가하며 2018년 수준에 근접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인한 복합위기 속에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경영이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세부평가 대상이 3373개사에서 3588개사로 확대된 것에 따른 자연 증가분 외에도 D등급을 중심으로 부실징후 기업이 증가했다”며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복합위기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가 심화된 결과”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업의 부실징후 기업이 20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속가공(16개사), 부동산(15개사), 도매·상품 중개(13개사)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내수 부문에서 부실징후 기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업에서 부실징후 기업이 12개사 증가했고, 식료품제조업과 도매·중개업에서도 부실징후 기업이 각각 8개사, 6개사 증가했다.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 규모는 9월 말 기준으로 1조5000억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징후 기업 선정에 따른 은행권의 충당금 추가 적립액은 약 1367억원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 변화 폭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워크아웃 신청기업(C등급)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한 채권단 금융지원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외에도 내년부터는 경기침체에 따라 기업 실적도 본격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에는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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