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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결제원 사장에 윤석열 대선 캠프·인수위 출신 “은행전문가” 내정

유희곤 기자

주식과 채권 예탁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은행 전문가가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규정상 사장 승인권이 있는 금융위원회는 관례에 따라 현직 관료를 임명하려 했으나 대통령실은 이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정부는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56)을 신임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내정했다. 예탁결제원은 이명호 현 사장 임기가 만료되자 지난달 30일까지 신임 사장 후보자 지원을 받고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실장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총괄한 경제 분야 싱크탱크 구성원 중 한 명이었다. 금융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캠프의 경제·금융 정책 공약 발굴 업무를 맡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한 후에는 인수위의 비상임 자문위원도 지냈다. 김 부위원장은 경제1분과 인수위원(상임)이었다.

당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실장이 선거 캠프와 인수위에서 활동한 데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인 김 부위원장과의 인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실장은 은행업, 정책금융, 디지털혁신 분야를 전공해 예탁결제원이 하는 자본시장 업무와의 관련성이 작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고 있다.

이 실장이 최종 확정되면 예탁결제원은 10년 만에 비관료 출신을 사장으로 맞이하게 된다. 예탁결제원 정관상 사장은 후보 공모 후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명호 현 사장을 포함해 2013년부터 3연속으로 관료 출신이 맡았다.

대선 캠프 출신이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애초 금융위는 대통령실에 현직 고위공무원 가급(1급) 중 한 명이자 자본시장 분야 업무 경험이 있는 A씨를 신임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추천했으나 대통령실이 이 실장을 내정했다고 한다.

금융권에서는 예탁결제원 노조가 낙하산 인사의 기관장 취임에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실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원 계기에 대해 “증권 결제 등에도 관심이 있어 지원하게 됐다”면서 내정 여부에 대해서는 “서류 전형에서 통과했고 남은 일정이 많다는 연락만 받았다”고 말했다. 인수위 활동에 대해서는 “전문위원이 아닌 자문위원이고 상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학교 동기”라고 답했고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노사 협력이 중요할 텐데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선임 절차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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