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대출자 60%가 ‘다중채무’…한계 내몰렸다

이윤주 기자

대출 규모 1020조원 육박

연 이자 부담 1000만원↑

지난 2일 서울 한 은행 앞에 걸린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한 은행 앞에 걸린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의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 규모가 10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3개(기관·상품) 이상의 대출로 자금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였다. 이들의 연이자 부담액은 1년 반 사이 평균 1000만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로 추정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방역조치의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최근에는 고물가·고금리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태여서 자영업자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대출 종류별로는 사업자대출(671조7000억원)이 가계대출(348조1000억원)의 약 2배에 이르렀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 처음 1000조원을 웃돈 뒤 계속 불어나 4분기에도 규모를 더 키웠다.

다만 증가율(0.6%)은 3분기(2.0%)보다 뚜렷하게 낮아졌다. 특히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이 한 분기 사이 349조원에서 348조1000억원으로 0.3% 줄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영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분을 추산(작년 4분기 말 변동금리 비중 추정값 72.7% 바탕)한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높아지면 전체 이자액은 1조9000억원, 1인당 평균 연이자는 60만원 불어났다. 1.50%포인트 오르면 1인당 증가액은 362만원까지 늘었다. 만약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8월 이후 최근까지 약 1년 반 사이 기준금리 인상 폭(3.00%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뛰었다면, 이자가 724만원 추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전체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56.4%(173만명)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였다. 10명 가운데 6명꼴로 사실상 더 이상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한계 차주라는 뜻이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000억원)를 다중채무자가 차지했다. 이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작년 4분기 말 현재 4억2000만원으로 추정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도 일반 자영업 대출자보다 더 많이 뛸 수밖에 없다. 금리가 0.25%포인트, 1.50%포인트 인상되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1인당 연이자는 76만원, 454만원씩 불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만큼 따라 올라 3.00%포인트 올랐다면, 각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평균 908만원으로 1000만원 가까이 불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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