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해체연구소, 2021년까지 부·울 접경지와 경주에 건설

남지원 기자
원전해체연구소, 2021년까지 부·울 접경지와 경주에 건설

국내 노후 원전 해체 주도
세계 해체 시장규모 550조원
관련 기술 개발 땐 시장 선점

수명이 다한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해체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원전해체연구소’가 2021년 말 부산·울산 접경지와 경주에 들어선다. 원전해체연구소는 앞으로 고리 1호기 등 국내 노후 원전 해체를 주도하고 550조원에 이르는 국내외 원전해체시장 선점을 노리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 1호기 현장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부산시·울산시·경북도가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부산·울산과 경주에 각각 2021년 하반기까지 원전해체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수로 분야 해체기술을 연구하는 원전해체연구소는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의 접경지에 있는 고리원전 내에 설립되고, 그보다 규모가 작은 중수로해체기술원은 중수로 원전인 월성 1~4호기와 가까운 경북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세워진다. 산업부는 “중수로는 원자로 형태와 폐기물 종류가 경수로와 다른 데다 장비 이동과 폐기물 관리 등을 고려해 월성본부 근처에 별도로 입지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지역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기관을 쪼갰다는 비판도 나온다.

원전해체연구소는 2022년 해체를 시작할 고리 1호기 등 영구정지된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 방안을 연구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된다. 원전해체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구심점 기능도 한다. 동남권 원전기업들의 해체산업 참여를 돕고, 원천기술 상용화와 실증을 위해 원자로 모형과 제염성능 평가시설 등 장비를 구축하는 등 원전해체산업 육성 허브 역할도 한다.

실험용이 아닌 상업용 원전
해체 경험 있는 국가 미국 뿐

원전해체는 원전 관련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통하지만, 관련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거의 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상업용 원전을 해체한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8기)이 유일하다. 실험용 원전을 해체해본 나라도 독일과 스위스, 일본 정도밖에 없다. 한국이 고리 1호기를 성공적으로 해체하고 기술을 개발한다면 앞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453기 중 170기가 영구정지된 상태이며 해체시장 규모는 총 550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도 현재 건설 중인 원전 4기를 포함한 원전 30기 가운데 12기가 2030년까지 수명을 다할 예정이며, 30기가 모두 해체될 경우 시장 규모는 22조5000억원에 이른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민관 합동 간담회에서 “고리 1호기 해체를 기회로 2020년대 후반부터 본격 확대될 원전해체시장을 선점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2022년까지 물량 조기 발주, 민관 공동 R&D, 장비 개발·구축 등 선제적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원전해체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으로 연구소 설립준비단을 출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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