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에 e커머스 긴장…SSG 관망·컬리 경영권 방어

김은성 기자
마켓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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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 예정 기업이 즐비하던 e커머스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던 업체들은 보호예수확약 등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에 대비한 장치를 강화하면서 시장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

e커머스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곳은 올해 3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컬리(마켓컬리 운영사)다. 컬리는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국내 e커머스 상장 1호를 앞두고 있다. 김슬아 대표는 최근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과 보유 지분 20%에 대해 공동의결권 행사를 합의하고 상장 후 2년간 해당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보호예수확약 작업을 끝냈다. 한국거래소가 지적한 경영권 불안 해소 조치에 나선 것으로 지연됐던 상장 심사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간 김 대표는 지분을 팔아 투자금을 확보했는데 그 과정에서 지분율이 5%대로 내려 앉았다.

컬리는 고질적인 적자에 대해선 공헌이익이 흑자를 내고 있어 2~3년내 해결할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헌이익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뺀 금액으로 물류 등의 인프라 투자가 끝나면 흑자전환이 가능한 구조라는게 컬리의 설명이다. 컬리는 지난해 1조561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도 2177억원을 냈다. 컬리 관계자는 “내부지표라 숫자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공헌이익이 3년간 흑자를 이어가고 재구매율과 월 구매금액 등 고객관련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대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 9조~10조원으로 평가받는 신세계 통합몰 SSG닷컴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 신세계그룹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2023년이었던 상장 목표를 2022년으로 앞당겨 지난해 10월 주관사를 결정했다, 그러나 아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다. SSG닷컴 관계자는 “언제든 상장할 수 있게 준비를 끝냈지만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시장에선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며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시장 상황에 맞춰 상장 시기를 주관사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논란이 됐던 쪼개기 상장(자회사 물적분할 후 상장)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SSG닷컴 상장과 이마트의 성장을 합해야 성공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며 “SSG닷컴 상장을 통해 온라인 사업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반영되는 측면이 타 그룹사의 물적분할 이후 상장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1세대 e커머스인 11번가도 다음달 주관사 선정을 마친 뒤 상장에 들어간다. 11번가의 상장은 2018년 주요 FI에게 투자를 받으며 ‘5년 내 상장’을 약속한 만큼 예견된 행보였다. 다만 오픈마켓인 11번가는 판매수수료가 주된 수입원이다 보니 매출 규모가 수년간 5000억원대에 정체돼 성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 아마존과 ’아마존스토어’를 선보였지만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11번가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아마존스토어에 수백만개 상품을 추가하고, 직매입 상품을 늘리기 위한 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금투업계는 체력이 튼튼한 업체가 IPO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의 매력이 떨어진 것은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기업보다 상장 후 실적 추이를 지켜보며 펀더멘탈이 탄탄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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