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콘솔용 게임 앞다퉈 내놓는 이유

조미덥 기자

국내 시장 포화, 막힌 중국 시장, 떨어진 주가

세계 시장 공략 위해…올해 10여개 출시

엔씨소프트가 올 4분기 콘솔용으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게임 ‘TL’의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올 4분기 콘솔용으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게임 ‘TL’의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비디오 게임기)용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중국 시장은 막힌 상황에서 콘솔 점유율이 큰 북미·유럽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선 초반에 출시한 작품이 실패하더라도 끈기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10여개의 콘솔용 게임을 내놓으려 준비하고 있다. 과거 2~3개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콘솔 진출 원년’으로 평할 만하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허진영 펄어비스 신임 대표 등이 콘솔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4분기 기대작 ‘TL(쓰론 앤 리버티)’를, 넥슨은 오는 6월 ‘DNF(던전앤파이터) 듀얼’을 PC와 콘솔용 모두 선보인다. 지난달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X’를 콘솔용으로 출시했고,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도 연내 콘솔용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다. 펄어비스는 2019년 대표작 ‘검은 사막’을 콘솔용으로 내놓은 바 있다.

2019년 ‘검은사막’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출시를 알리는 광고 이미지. 펄어비스 제공

2019년 ‘검은사막’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출시를 알리는 광고 이미지. 펄어비스 제공

콘솔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등 전용 기기를 TV·모니터에 연결해 즐기는 게임을 말한다. 국내에선 모바일·PC 위주로 게임 시장이 커왔지만 외국에선 콘솔 시장 규모가 꽤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콘솔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558억달러(약 68조원)로, 모바일 시장(893억달러·약 110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비중은 전체 게임 시장의 27%에 달한다. 반면 국내에선 콘솔 시장(1조2815억원)이 전체 게임 시장의 약 6%에 불과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망을 바탕으로 개인 공간과 PC방에서 게임하는 문화인데, 서구권에선 스마트폰으로는 간단한 게임만 하고 거실에서 콘솔 게임을 하는 문화가 발달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이 콘솔 시장 진출을 꾀하는 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북미·유럽 등 세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중국에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내놓기는 여의치 않고, 국내에선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겹쳐 게임사들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게임사의 질적 성장을 위해 콘솔용 게임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에선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며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진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려면 콘솔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넥슨이 올 6월 선보일 ‘DNF 듀얼’ 이미지. 넥슨 제공

넥슨이 올 6월 선보일 ‘DNF 듀얼’ 이미지. 넥슨 제공

최근 크게 떨어진 게임업체 주가를 높이기 위한 전략도 엿보인다. 위기 국면에서 주주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국내에선 크게 대체불가토큰(NFT)과 블록체인을 강조하는 게임사와 콘솔 시장을 정면 돌파하려는 게임사로 나뉜 형국이다.

업계에선 한국 게임사들이 콘솔 시장에서 단기간에 성공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게임 ‘원신’처럼 모바일과 PC, 콘솔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게임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초반에 개발비를 회수하려 무리하기보다 콘솔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꾸준히 도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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