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구 무순위 청약에 몰린 ‘25만명’…정부, 의미 있는 정책으로 답변해야

안명숙 |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5가구 무순위 청약에 몰린 ‘25만명’…정부, 의미 있는 정책으로 답변해야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최근 분양시장의 화제로 떠올랐다. 5가구 무순위 청약에 약 25만명이 접수해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도 그럴 법한 것이 전용 84㎡의 분양가가 14억1760만원, 118㎡가 18억8780만∼19억690만원 수준이고, 입주를 앞둔 현재 아파트 전용 84㎡의 예상 시세는 30억원대여서 주변 시세보다 15억원 내외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금도 크게 올라 당첨 시 계약금을 치르고 잔금은 입주 때 전세를 놓아 지불하면 기대이익만 무려 15억원을 웃도는 강남 새 아파트를 소유하게 되는 만큼, 무주택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2018년 3월 분양 당시부터 화제였다. 개포주공 8단지 공무원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으로, 다른 재건축 사업에 비해 일반 분양 물량이 많고 분양가도 인접한 래미안 루체하임 84㎡의 분양권 가격(19억5261만원)보다 5억원가량 낮았기 때문에 분양 당시에도 1순위 청약에 3만142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5.22 대 1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는 매력이었으나 중도금 대출이 불가해 당첨돼도 자금 조달이 용이치 않은 1순위자들은 청약을 포기해야 했다. 그런데 불과 3년여 만에 이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 대비 2배 오르고 전세가는 분양가 수준으로 상승해 ‘로또’가 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9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8.0으로 지난주(107.8)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가장 높았는데, 지난주 112.2에서 이번 주 115.3으로 3.1포인트 오르며 부동산원이 이 지수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인천 다음으로는 경기도가 112.5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서울보다 인천이나 경기도의 매매 수요가 높은 것은 GTX 등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고 비교적 대출 규제나 세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아 투자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1.2%)은 7월까지 누적 상승률 8.7%를 기록하면서 전년도 상승률(8.4%)을 상회했고 전세가격도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8.4%, 경기 15.4%, 인천 14.9%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보다 경기와 인천의 주택시장이 더 뜨거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2013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률은 서울 강남을 필두로 도심에서 외곽, 경기에서 인천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시차를 두고 확대돼온 셈이다. 더욱이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강화로 취득세 중과 대상이 아닌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방 중소도시로 자금이 몰리면서 전셋값 상승은 갭투자 수요에 불을 붙였다. 또한 수도권 재정비 사업이 공공 참여 인센티브 확대로 가속화되면서 이제 투자 수요는 아파트에서 연립, 다세대로 넘나들고 있다.

저금리 유동성 확대는 집값 상승에 가속페달을 달아주었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정부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려 투자심리를 잠재우기엔 버거워 보인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무순위 청약 열기는 지금이라도 막차를 타야 한다는 무주택자들의 열망을 방증한다. 3년 전 청약 때보다 더 뜨거운 주택시장이 되어버린 현 상황이 3년 후엔 재현되지 않도록 정부가 의미있는 정책으로 답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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