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하면…“60년 뒤 한국은 1년의 절반이 여름”

강한들 기자
저탄소·고탄소 시나리오에서의 현재 남한 평균 기온, 강수량 및 미래 기간별 변화. 기상청 제공

저탄소·고탄소 시나리오에서의 현재 남한 평균 기온, 강수량 및 미래 기간별 변화. 기상청 제공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경우 60년 뒤 한국은 1년의 절반 가량이 여름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원·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연간 80일 이상을 폭염에 시달리고,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열대야가 두 달 가량 이어지는 등 ‘디스토피아’ 같은 날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지속해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면 온난화 추세는 완화될 수 있다.

기상청은 23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8월 낸 6차 평가보고서에서 제시한 저탄소·고탄소 시나리오에서의 남한내 6개 권역별 기후변화 전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저탄소 시나리오는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해 2070년경 탄소중립에 이르렀을 경우, 고탄소 시나리오는 현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했을 때의 전망이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2081년~2100년)에 여름이 약 170일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보다 73일 늘어난 수치다. 반면 겨울은 현재 107일에서 68일 줄어 39일이 된다. 일 년 중의 반은 여름이고, 겨울은 한 달여에 불과해지는 것이다. 연평균 기온은 같은 시기에 현재 대비 약 6.3도 상승한다.

특히 이 시나리오에서 21세기 말 중부지방은 1년 중 약 4분의 1을 폭염에 시달리게 된다. 현재 1년 중 일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인 폭염 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상권으로 12일이다. 하지만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후반기에는 전국적으로 폭염 일수가 56.4~80.4일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원도를 제외한 중부지방의 폭염 일수가 폭증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각각 86.4일, 89.1일의 폭염 일수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고위도 지역일수록 기온 증가 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열대야 일수도 강원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60일을 넘긴다. 수도권의 경우 하루 최저 기온이 32.4도에 달하는 날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에는 비가 가장 많이 올 때 현재의 1.5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생긴다. 21세기 후반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제주권에 일 강수량이 80㎜ 이상인 날은 2.2일 증가하고, 1일 최대 강수량은 현재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이외의 지역에서도 1일 최대 강수량은 35~38% 늘어난다. 전국적으로 연 평균 강수량은 현재 대비 18% 증가한다.

하지만 저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21세기 후반의 기온은 현재 대비 1.3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현재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친다. 폭염 일수도 권역에 따라 최대 20일 정도 늘어나고, 열대야 일수도 비슷한 정도로 늘어난다. 여름은 현재보다 32일 길어진 129일, 겨울은 현재보다 25일 짧아진 82일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배출 격차가 더욱 커지는 21세기 후반기의 온난화 추세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완화되는 반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더욱 강화된다”며 “적극적인 탄소 감축만이 기온 상승을 상당히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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