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독립' 이루어지나···한국특산종 왕벚나무 보급 본격화

윤희일 선임기자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왕벚나무. 사단법인 벚프로젝트2050  제공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왕벚나무. 사단법인 벚프로젝트2050 제공

한국 특산종 벚나무인 왕벚나무를 널리 보급하는 운동이 추진된다. 국내의 벚나무가 대부분 일본산인 상황에서 일종의 ‘벚꽃독립’을 위한 첫걸음을 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내·외 벚나무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국내 자생 벚나무를 보급하기 위해 출범한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는 왕벚나무 묘목을 키운 뒤 이를 보급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왕벚나무는 국내 벚나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산 벚나무(소메이요시노벚나무)와 외관상으로는 유사하지만 제주도와 해남에 자생하는 한국 특산종(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식물) 벚나무다.

왕벚프로젝트2050에 따르면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왕벚나무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산벚나무 또는 벚나무를 부계로 하는 잡종 기원의 벚나무로 국내의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왕벚프로젝트2050의 현진오 사무총장은 “전남 해남 1곳(1그루)과 제주도 2곳(20그루)의 왕벚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면서 “또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도 200여그루가 자라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다른 지역의 벚나무류는 일본산(소메이요시노벚나무) 벚나무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이 단체의 설명이다. 왕벚프로젝트2050은 앞으로 국내의 일본산 벚나무를 왕벚나무로 갱신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왕벚나무. 사단법인 벚프로젝트2050  제공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왕벚나무. 사단법인 벚프로젝트2050 제공

이 단체가 왕벚나무로 벚나무 수종을 바꾸려고 하는 이유는 단순히 한국 특산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현 사무총장은 “한라산에 자생하는 왕벚나무 개체에 대한 연구에서 이들 왕벚나무는 유전적 다양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반면 일본산 벚나무는 1960년대 이후 접목 방식으로 주로 보급되면서 유전적 다양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한 왕벚나무의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일본산 벚나무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왕벚프로젝트2050은 진해, 경주, 구례, 군산, 부산, 여의도, 영암, 제주, 하동 등의 벚꽃명소는 물론 국회의사당, 현충원, 왕릉, 유적지 등에 있는 벚나무 수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왕벚나무 묘목도 집중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현 사무총장은 “기존 일본산 벚나무가 수령(60~80년)을 다하는 경우 이를 왕벚나무로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벚나무 갱신 운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에는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 원장, 김성훈 전 농림수산부장관, 조연환 전 산림청장 등이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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