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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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공표 명령’ 무시한 애경·SK…공정위는 뒷짐
가습기살균제의 주요 성분이 독성물질이라는 점을 은폐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표시광고법 위반 사실 ‘공표 명령’을 받은 애경산업과 SK케미칼(현재 SK케미칼과 SK디스커버리로 분할)이 해당 명령을 제때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특히 이행 여부를 감시해야 할 공정위도 두 기업이 공표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뒤늦게 기한 내 이행이 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한 공정위는 두 기업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애경산업은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일부 패소, SK케미칼은 전부 패소했지만 법 위반 사실 공표를 제때 하지 않았다.기업은 공정위 의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공표 명령 등 시정조치를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 기업이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하면 절차가 중단되지만 판결 확정 시에는 30일 안에 이행해야 한다. 애경은 2023년 12월, SK케미칼은 지난해 10월 각각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공표...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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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소송비용 31억 배상”…애경, SK케미칼 상대 2심도 승소
유해물질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산업이 제조사 SK케미칼을 상대로 제기한 ‘법적 분쟁비용 보전’ 2심 소송에서도 이겼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2-1부(재판장 장석조)는 애경산업이 SK케미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SK케미칼에 3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애경산업은 2001∼2002년 SK케미칼과 가습기살균제 물품 공급 및 제조물책임(PL) 계약을 맺고 가습기살균제 원액을 받아 ‘가습기 메이트’를 시중에 판매했다. 계약서에는 “SK케미칼이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제3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손해를 끼친 사고가 발생하면 SK케미칼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이후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일부 소비자들이 폐질환과 천식 등 피해를 입었고 업체들이 유해 성분을 검증하지 않고 판매한 사실이 알려졌다. 애경산업은 계...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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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가습기살균제 판 옥시, ‘OECD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조정 절차 진행 결정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를 상대로 제기한 ‘경제협력개발기구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OECD 가이드라인)’ 위반 사건에 대해 조정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결정이 나왔다.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OECD 기업책임경영 국내연락사무소(NCP) 위원회가 옥시에 대한 이의신청 사건을 1차 평가 심의한 결과, 양측의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CP 위원회는 “양측 당사자가 제출한 의견서와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양측의 대화를 주선해 문제 해결에 기여할 필요성이 있다”며 “다음 단계인 조정 절차로 넘어갈 실익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NCP는 OECD 가이드라인 위반 사건이 제기됐을 때 양측의 조정을 진행하는 국가별 이행 기구로, 한국은 2001년 산업부에 설치됐다.1차 평가는 조정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 옥시의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앞서 지난해 10... -
‘가습기 살균제’ 옥시 OECD 가이드라인 위반 사건, 조정 절차 진행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를 상대로 제기한 ‘경제협력개발기구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OECD 가이드라인)’ 위반 사건에 대해 조정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결정이 나왔다.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OECD 기업책임경영 국내연락사무소(NCP) 위원회가 옥시에 대한 이의신청 사건을 1차 평가 심의한 결과, 양측의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CP 위원회는 “양측 당사자가 제출한 의견서와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양측의 대화를 주선해 문제 해결에 기여할 필요성이 있다”며 “다음 단계인 조정 절차로 넘어갈 실익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NCP는 OECD 가이드라인 위반 사건이 제기됐을 때 양측의 조정을 진행하는 국가별 이행 기구로, 한국은 2001년 산업부에 설치됐다. 한국 NCP는 정부 위원 4명과 민간 위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1차 평가는 조정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 옥시의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를 판단한 ...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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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기업·정부·국회가 참여…가습기살균제 ‘집단합의’ 재추진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기업·정부·국회가 참여하는 집단합의를 재추진한다. 정부와 기업이 피해구제 재원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이 방안은 2022년에도 시도했다가 무산된 경험이 있다.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알려진 뒤 14년이 흘렀지만 아직 많은 피해자와 유족들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고통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도의적·법적 책임을 가지고 관련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의를 보다 강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집단합의에 필요한 구제자금을 분석한 뒤 하반기에는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정부가 인정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5828명이다. 피해자들은 기업 상대로 소송을 추진했지만 승소나 합의에 도달하기 쉽지 않았다. 2022년 집단합의가 추진됐으나 합의금 총액과 기업 간 분담비율을 두고 이견이 나오며 무산됐다. 대법원은 지난...
20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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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SK와 옥시는 공범 아니다?…여전히 남는 의문들
[주간경향] 다시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편의상 ‘가습기메이트’로 통칭) 얘기다. 대법원은 2024년 12월 26일 가습기메이트를 만든 SK·애경·이마트 임직원들의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안전성 검사 없이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폐 질환을 유발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기업에 대한 처벌은 또다시 유예됐다.그사이 옥시레킷벤키저 등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의 임직원들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고, 형기를 채우고 출소하기까지 했다. 여러 가습기 살균제 제품 중 가습기메이트에 대해서만 사법 정의의 실현이 지연된 이유를 짚어 봤다. 대법원은 SK·애경·이마트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가 독자적인 제품으로 옥시 등과 공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진행 경과에 비추면 대법원이 가습기 살균제라는 제품군의 범위를 협소하게 해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S...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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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성분 다르다고…98명 사상자 낸 가습기살균제 ‘면죄부’
98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애경산업 관계자들에게 유죄가 선고된 원심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앞서 실형이 선고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성분 등이 달라 옥시의 공범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에서다. 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는 “국민 건강권을 침해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6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와 한순종 전 상무,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2011년 피해가 불거진 지 약 13년 만에 나온 항소심과 상고심 판결은 달랐다.홍 전 대표 등은 독성 화학물질을 이용한 가습기살균제 제품 ‘가습기메이트’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고 제조·판매해 98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가습기살균제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및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 -
98명 사상자 ‘가습기살균제 사건’ 유죄 판결, 대법서 뒤집혔다
98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제조·판매업체 관계자들에게 유죄가 선고된 원심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6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한순종 전 SK케미칼 상무,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금고 4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1심에서 무죄 선고가 나왔다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는데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힌 것이다. 성분이 다른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회사를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파기환송의 취지다.홍 전 대표 등은 독성 화학물질을 이용한 가습기살균제 제품 ‘가습기메이트’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고 제조·판매해 98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피해자들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옥시레킷벤키저 등 여러 회사의 가습기 살균제를 함께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1심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가습기메이트 주원료인...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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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책임” 대법 판결 못 보고…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또 숨져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한 사망자가 1860명으로 늘어났다.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족 등은 1일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겪어온 임성호씨가 지난달 27일 향년 58세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31일 기준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총 7948명으로, 임씨의 사망 전까지 피해자 중 사망자는 1859명이었다.임씨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와 롯데마트의 자체브랜드(PB) 상품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이 기간 그의 자녀 중 첫째가 3~5세였고, 둘째와 셋째가 태어났다. 자녀 셋은 모두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겪고 있다.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11년 초 복수의 산모들이 원인 미상의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며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실려와 사망하던 상황에서 임씨는 성인 남성으로서는 드물게 유사한 증세를 보인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2011년 4월 가습기...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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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유산·사산 영향’ 알고도…피해 인정 않는 정부
서울에 사는 민수연씨는 2002~2008년 5차례 유산으로 태아를 잃었다. 민씨가 유산을 경험한 시기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시기와 겹친다. 1994년은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가습기살균제를 국내에 처음 출시한 때이고, 2011년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을 처음 인정하고 회수 조치를 단행한 때다.민씨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따라 피해자로 인정받았고, 지난해 9월 환경부는 그의 피해 정도를 ‘중증’이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민씨의 유산과 가습기살균제의 관련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민씨처럼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해 유산·사산을 겪은 이들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0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용역 연구에서도 관련성이 크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더 이상 정부가 유산·사산 피해자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현재 환경부가 유산·사산을 겪은 이들을 가습기살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