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겜it슈]전체 채팅 기능 없애는 'LOL' ···"치를 만한 대가" 언급, 왜?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13일 커뮤니티 기능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며 게임 내 전체 채팅을 비활성화한다고 밝혔다. 리그오브레전드 홈페이지 캡쳐

“게임 내에 만연해지고 있는 부정적인 분위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치를 만한 대가라고 믿는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13일 커뮤니티 기능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며 게임 내 ‘전체 채팅’ 기능을 비활성화한다고 밝혔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진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그간 라이엇 게임즈는 유저들의 부정적인 행동 관련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갔다”며 “이번 채팅 기능 비활성화 역시 그 일환으로, 패치 이후 욕설 신고·제재율 등 다양한 부분의 변화를 체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언어폭력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전체 채팅은 팀 사이에 재미있는 교류가 이루어질 기회나 쾌활하게 농담을 주고받을 기회를 주지만, 현재 긍정적인 상호작용보다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많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저 공격으로 상대의 스킨을 칭찬하거나 ‘내셔 남작 둥지’(게임 내 맵 이름)에서 댄스파티를 주최하고 싶은 분께는 안타까운 소식일 수밖에 없음을 알지만, 전체 채팅의 영향으로 게임 내에서 만연해지고 있는 부정적인 분위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치를 만한 대가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전체 채팅 비활성화는 오는 20일 ‘11.21 패치’ 적용 시점부터 시행된다. 리그오브레전드 홈페이지 캡쳐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조치로 기본적인 채팅은 불가능하지만, 숙련도에 따른 감정표현이나 팀 내 채팅 기능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게임 종료 화면에서의 전체 채팅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전체 채팅 비활성화는 오는 20일 ‘11.21 패치’ 적용 시점부터 시행된다.

업계와 이용자들은 라이엇게임즈의 이 같은 결정을 “과감한 결단”이라고 평하며 환영했다. 국내외 게임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대화창의 욕설·비속어를 걸러내는 등 이용자 보호 노력을 앞세우고 있으나, 피해 사례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1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의 26.6%가 게임상에서 성희롱 또는 성차별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피해 응답 비율 16.7%보다 10%포인트가량 늘어난 수치다.

피해 유형은 ‘쪽지나 문자 채팅 등을 통해 문자의 형태로 성적 욕설이나 공격을 받음’이 68.6%(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27.9%는 불쾌감을 유발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동영상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음성 채팅 등으로 음담패설이나 성적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 비율도 26.5%였다.

앞서 지난해 울산지방법원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도중 여성 이용자를 상대로 성적 추행하는 발언을 남긴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LOL 롤 게임 채팅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