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광’ 사우디왕자, 넥슨·엔씨소프트 이어 이번엔 ‘닌텐도’에 투자

이윤정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와 퍼블릭인베스트펀드 로고.   위키피디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와 퍼블릭인베스트펀드 로고. 위키피디아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가 세계 게임계로 향하고 있다. 사우디 실세인 36세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펀드’(PIF)가 이번에는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 지분 5%를 사들였다. 앞서 MBS는 한국 게임사 넥슨, 엔씨소프트와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글로벌 게임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PIF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닌텐도 주식 약 30억달러(3조8000억원) 어치를 사들여 지분 5%가량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일본 규제당국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PIF측은 단순 투자라며 회사 전략 등에 영향을 끼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닌텐도 측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하락세에 있는 닌텐도 주식을 PIF가 사들인 배경에 주목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엔데믹(주기적 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게임 산업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최근 콘솔기기 시장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닌텐도 측은 지난해 게임기 스위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으며 올해는 공급 문제로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PIF는 세계 게임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본 게임사 캡콤 지분을 연달아 대량매입했다. 현재 넥슨 지분율 7.09%로 4대 주주이고, 엔씨소프트 지분율은 9.26%로 김택진 대표(11.9%)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블리자드 지분 4.9%, 캡콤 지분 5.1%도 확보한 상태다.

WSJ는 투자 배경으로 유가 상승을 꼽았다. 유가가 치솟으면서 PIF에 여유자금이 넘치고 있는 만큼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MBS는 사우디 정부의 경제계획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다. 비전 2030의 골자는 석유 산업 중심의 국가 경제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PIF는 정보통신(IT), 신재생 에너지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테슬라, 포스코, SK그룹 등에도 투자했다. 이와 함께 MBS가 인터뷰에서 ’열렬한 게이머’라고 자신을 소개할 만큼 ‘게임광’이란 사실도 투자 이유로 꼽혔다.

올초 PIF는 온라인 게임산업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새비 게이밍 그룹(Savvy Gaming Group)’ 계열사도 설립했다. 출범 당시 새비 게이밍 그룹은 “국내는 물론 세계 게임과 e스포츠 산업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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