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미숙아 부모는 가슴앓이

헬스경향 주혜진 기자

죄책감·출산 기피…사회적 안전망 구축 ‘발등의 불’

#양희성 군은 2012년 10월 30주 만에 세상에 나왔다. 당시 몸무게는 고작 1260g. 자가호흡이 불가능했지만 엄마 김경애 씨는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충격이 너무 커 당시에는 슬픔조차 느낄 수 없었어요. 아기가 살기만을 바랄 뿐이었습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고 힘들면 ‘나 때문에’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요.”

미숙아를 낳은 산모는 대부분 죄책감에 시달린다. 또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을까’하며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걷지 못할 때는 걸을 수 있을까 걱정하고 신체적인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정서·지능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기 시작한다.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희 교수는 “1500g 미만 미숙아의 경우 뇌성마비가능성이 20%지만 뇌성마비 여부는 1~2살이 돼야 알 수 있다”며 “그동안 부모들은 아기가 조금만 이상해도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미숙아의 발달과정은 정상적인 아이와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육아정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담 받을 기관이나 지원프로그램도 마땅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 없는 정보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더 낳겠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지난해 세계 미숙아의 날을 맞아 미숙아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은 추가출산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손동우 교수는 “미숙아를 낳아도 걱정 없도록 사회적인 안전망이 구축돼야 한다”며 “가정방문 등 퇴원 후에도 지원이 이뤄지고 신생아집중치료실의 균형적인 발전과 신생아 이송체계구축 등이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 교수는 “미숙아는 지속적인 양육상담과 도움이 필요하지만 지역내 관련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희망둥이 자조모임’에서는 각계 전문가와 함께 육아불안을 해소하고 부모와 아이의 건강한 애착관계 형성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