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자세, 턱관절에 ‘삐~’

자기도 모르게 입을 크게 벌리면서 하품을 할 때 턱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런데 ‘뚝’ 소리가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면 치과를 방문해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박관수 교수는 “입을 벌릴 때마다 턱에서 소리가 나고 아픈 증상이 생겼다면 턱관절 디스크의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평소 턱에서 조금씩 소리가 나던 사람이라면 더욱 더 턱관절 디스크 증상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턱관절 디스크를 의심해야 하는 증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에서 소리가 난다, 입을 벌릴 때 턱이 한쪽으로 삐뚤어진다, 입을 벌릴 때 무언가 걸려 덜컥하는 느낌을 받은 후 벌어진다 등은 초기 증상이다. 입을 다 벌리기 위해서는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한쪽으로 틀어야 한다, 무언가에 걸리는 느낌과 함께 입을 잘 벌릴 수 없다 등은 다소 진행된 상태이다. 앞선 다섯 가지 증상과 함께,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관절에 통증이 느껴진다, 입을 벌리고 다물 때 귀에 통증이 느껴진다 등이 있다면 상태가 나쁜 복합증상이다.

입 벌릴 때마다 ‘뚝’ 소리 나고
통증 있다면 턱관절 디스크 의심
옆으로 누워 TV 시청·거북목 자세
안면근육 수축시켜 턱 통증 더해

박관수 교수는 “질기고 단단한 음식, 장시간 턱을 괴거나 누르기, 턱에 힘을 주고 있기, 수면 중에 이를 갈거나 꽉 깨물기, 스트레스로 인한 얼굴 근육의 긴장 지속 등이 턱관절 디스크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턱관절 디스크 치료법은 생활습관 조절, 약물 치료, 전기나 레이저를 이용한 턱관절 자극치료, 턱에 가해지는 힘과 위치를 조절하는 턱관절 스플린트, 주사를 통해 관절 내부를 세척하고 매끄럽게 해주는 턱관절 세정술, 턱의 저작근을 강화하는 보톡스 주사 등이 적용된다.

하품으로 입을 크게 벌린 후 턱관절이 빠지는 현상(턱관절 탈구)도 조심해야 한다. 응급처치로는,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몸의 긴장을 최대한 푼 후, 거울을 보면서 작은 숟가락을 입 안에 집어넣어 목젖 부근을 살짝 건드려 구역질이 몇 차례 나게 하는 방법을 써본다. 박관수 교수는 “구역질이 강하게 나는 순간 빠진 턱관절이 저절로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몇 번 시도해서 들어가지 않는다면 턱관절 탈구를 진료할 수 있는 치과를 찾거나 응급실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평소 바르지 못한 자세는 턱관절 질환에도 악영향을 준다. 오랜 시간 옆으로 누워 불편한 자세로 TV를 시청하거나, 목을 앞으로 길게 빼고 컴퓨터를 오랫동안 쳐다보는 자세를 취하면 목과 어깨뿐 아니라 턱에도 통증이나 긴장감이 가중된다. 스트레스는 안면 근육을 수축시켜 입을 벌리는 동작을 방해한다. 스트레스로 생길 수 있는 손톱 깨물기, 이를 세게 악물기, 이갈이 등의 나쁜 습관은 턱관절에 부담을 더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턱관절센터 침구과 박연철 교수에 따르면,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로 생긴 긴장으로 인한 통증이면 침 치료와 약침 치료를 통해 턱 주위의 조직을 자극해 정체된 기혈을 순환시켜 해소한다. 약화된 근육이 문제면 한약 치료를 통해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턱관절 장애가 재발하지 않도록 돕는 치료를 시행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경추와 턱 주위의 긴장이 심한 환자들의 경우 체내 열을 내리는 처방을 통해 주변 조직의 이완을 돕고 심리는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추나 치료를 시행해 턱관절과 밀접하게 연결된 경추와 머리의 위치를 올바른 방향으로 교정해 주면 좋다.

턱관절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