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운동·균형 잡힌 식단…의사들도 이게 영순위죠

박효순 기자

토끼띠 의사 5인의 새봄 ‘건강할 결심’

우수(雨水, 19일)를 즈음하여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의 기지개를 켜보자. 건강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행복한 인생의 기본으로 꼽힌다. 새봄을 맞아 의료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토끼띠 의사 5명(음력 계묘년생, 가나다 순)이 자신들의 건강 이야기를 전해왔다.

금기창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방사선종양학과)은 “지난해 눈 수술을 받은 후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면서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건강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문혜성 이대서울병원 교수(산부인과)는 “중남미 볼리비아 출장에서 건강의 중요성을 더욱 깨달았다”면서 “시간의 여유를 마련하고 건강을 친한 친구처럼 생각하며 건강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정형외과 & 재활의학과)은 “학창 시절 축구를 하다 다친 무릎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고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무릎 건강을 위해 허벅지 근육 강화에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육체적 리폼’과 ‘정신적 리폼’을 함께 수확”한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을 위해 크고 작은 리폼을 꾸준히 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장(외과)은 “여러 보직을 맡게 되면서 건강을 챙길 기회가 적었다”며 “올해는 바쁜 일상에서도 소소한 것들부터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금기창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

금기창(방사선종양학과)

금기창(방사선종양학과)

자부했던 눈 건강 나빠져 수술
작은 신호에도 경각심 갖기로

작년, 눈에 피로감이 심해져 안과 검진을 받았다. 수정체 탈구, 백내장, 녹내장을 한 번에 진단받아 급하게 수술을 하였다. 의과대학 시절 동기들 가운데 유일하게 안경을 쓰지 않았을 만큼 시력을 자부했다. 과체중과 당뇨, 고혈압은 담담히 받아들여 관리를 시작했지만, 안과 질환을 앓는 것은 충격이었다.

시력이 떨어져도 컴퓨터 화면을 오래 보니 피곤해서 잠깐 그런 거로 생각하며 검진받지 않아 방치한 것이 화근이었다. 비단 안과 질환뿐만 아니라 모든 질환에 경각심을 가지려 한다.

작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일주일에 3~4번 헬스장에 가서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사실 하루 정도 못 간 때도 있지만 스트레스받지 않으려 한다. 식단 조절도 신경을 쓴다.

하루 첫 일과는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며 이를 기준으로 그날의 식사량을 설정한다. 헬스와 식단 조절을 병행하고 놀라운 경험을 했다.

체중이 8㎏이나 줄어들어 벨트 구멍이 오른쪽으로 한 칸 옮겨진 것이다. 올 한 해에도 건강을 미리미리 지키기 위해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할 것이다.

문혜성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문혜성(산부인과)

문혜성(산부인과)

건강, 친구처럼 여기며 늘 체크
빡빡한 생활 습관 이젠 바꿀 것

새해의 시작을 코이카 사업의 출장으로 시작했다. 중남미 볼리비아 해발고도 3750m에 있는 오루로의 병원에서 이루어진 의료지원으로, 2년 전 갑작스러운 다리 골절로 미뤄진 출장이었다.

하지만 작년 말 심한 코로나19 증상으로 격리병동에 입원, 퇴원한 후 기침·가래 증상이 채 가시기도 전이어서였을까, 평소 기관지염으로 폐 기능이 좋지 않아서였을까. 해발고도 4100m에 있는 엘 알토 공항에 도착한 후부터 고산증으로 산소통에 의존해서 일정을 보내고, 부인과 수술이나 교육도 산소통에 의존해서 해야만 했다.

이번 볼리비아 출장에서 신체적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면서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을 우리는 늘 하고 있지만, 몸에서 오는 작은 이상 신호를 늘 무시하곤 한다.

건강을 ‘친한 친구처럼’ 생각한다면, 자주 생각하게 되고 챙기게 되고 체크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나이는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었던 젊은 시절과는 다르다. 장단기 계획을 세울 때 빡빡하게 짜놓지 않으면 뭔가 빈 것 같아 스케줄을 꽉 채우는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병원장

서동원(정형외과·재활의학과)

서동원(정형외과·재활의학과)

무릎 치료, 늦을수록 더욱 고생
근육 강화 중요성 적극 알린다

지난 20여년간 무릎관절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로 지내왔지만 필자 역시 무릎 관절염 환자이다. 학창 시절, 축구 경기에서 다친 전방십자인대를 제때 치료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당시에는 스포츠 손상에 대한 개념이나 제대로 된 치료가 없던 시절이라 무릎에 심각한 손상이 생긴지도 모른 채 살다가 의대생이 되고 나서야 전방십자인대 파열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치료가 늦어진 탓에 관절염 환자가 되었고, 더 악화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무릎 건강은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다. 그래서 진료실을 찾는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치료 방법 외에도 생활 속에서 가능한 효과적인 방법들을 공유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필자도 꾸준히 맞고 있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연골 주사다. 주사액이 윤활제 역할을 하여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을 줄여주며, 연골 마모를 더디게 함으로써 무릎 관절염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길어진 수명만큼 잘 먹고 잘 걷는 것이 중요하다. 올 계묘년 한 해, 껑충 뛰는 토끼처럼 우리 모두 건강한 무릎으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길 바란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정훈용(소화기내과)

정훈용(소화기내과)

나를 위한 ‘육체적 리폼’ 시행
몸 건강해지니 마음도 따라와

2010년 3월 말, 귀가하는 길에 우하복부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발생하더니, 점차 심해지는 것이었다. 결국 응급실을 방문해 복부 CT 촬영을 했다. 결과는 맹장과 상행결장의 게실염이었다.

눈에 어른거리는 것은 다음날, 그다음날, 또 그다음날 예약된 외래와 시술 환자들이었다. 결국 식사시간에 응급실, 외래 주사실, 교수 연구실에서 주사를 맞고 일과시간에는 진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

통증이 가라앉고 편해진 며칠 후 결단을 내려서 결정한 것은 나를 위한 리폼(reform)이었다.

리폼은 육체적 리폼과 정신적 리폼이 있는데, 그 당시 선택한 리폼은 치아 교정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치과의사를 찾아가 치아 교정을 했다. 약 1년 반에 걸친 교정 작업이 종료되었고, 치아는 반듯하게 변했다.

과거 사진을 보면 입을 꾹 다문 채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치아교정 후 촬영한 사진은 대부분 치아를 드러내고 활짝 웃는 모습인 것을 발견했다.

육체적 리폼을 통해 정신적 리폼을 함께 수확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적절한 시기마다 적절한 리폼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돌보시기를 권한다.

최승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장

최승혜(외과)

최승혜(외과)

바쁘게만 살아온 시간 아쉬워
일상 속 작은 계획부터 시작을

그동안 건강에는 자신감을 느끼고 살아왔는데, 가까운 글씨의 초점이 흐려지기 시작하고,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많아지며, 사레가 자주 걸리고, 조금 과식을 하면 소화가 어렵다.

죽는 날까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씩씩하게 살려면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나의 신체적 변화와 건강에도 관심을 두고 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4년간 은평성모병원 개원준비단의 기획인사위원장과 진료부원장 그리고 2021년 9월부터 약 1년6개월간 병원장으로 지내온 5년6개월을 돌이켜보니 인생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바쁘게 살아온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과 배우고 싶은 일들을 뒤로 미뤄가면서, 의사 그리고 교수로만 살았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바쁘고 약간은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마다 1월1일에는 사흘도 지키지 못하는 거창한 계획을 세워보곤 했는데, 새봄을 맞아 바쁜 일상에서도 지켜갈 수 있는 소소한 것들부터 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해야 할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적어보니 또 욕심을 내고 있다. 우선은 건강을 위해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균형 잡힌 규칙적인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부터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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