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지방조직서 분비되는 염증유발물질이 당뇨병 부른다

김태훈 기자

서울대병원 순환기 내과 교수팀 입증

비만 지방조직서 분비되는 염증유발물질이 당뇨병 부른다

비만 상태의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유발물질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일으키는 기전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규명했다. 몸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이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밝혀짐에 따라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은 면역에 관여하는 혈액 속 세포인 단핵구에서 분비된 ‘리지스틴’이라는 염증 물질이 당뇨병 발생에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리지스틴 분비 기능 외에도 식욕과 관련 있는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일부인 ‘CB1 수용체’를 동시에 가진 단핵구 세포를 발견하고, 이 세포가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발병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인간화한 실험용 생쥐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비만 지방조직서 분비되는 염증유발물질이 당뇨병 부른다

정상 상태의 지방조직과 달리 비만일 때의 지방조직에선 염증을 일으키고 인슐린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인 리지스틴이 분비된다. 이 연구에선 체내로 들어와 감염을 일으키는 물질에 맞서 싸우는 역할을 하는 단핵구가 리지스틴 분비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구체적 과정을 밝혀냈다. 연구진이 인간의 단핵구 세포를 분석한 결과, 일부 단핵구는 식욕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과 결합해 리지스틴을 분비했다. 특히 이 단핵구는 지방세포 안에 많이 축적된 ‘2-AG’라는 물질과도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세포 조직으로도 침투할 수 있었는데, 침투 후엔 리지스틴을 고농도로 분비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 또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단핵구가 실제로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인간화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분석도 실시했다. 골수 이식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의 단핵구를 가지고 있고 리지스틴을 분비하는 생쥐에게 8주 동안 고칼로리 음식을 투여한 뒤 근육과 간, 지방조직에서 당뇨병 발병과 관련된 물질들의 농도를 측정했다. 실험에서도 리지스틴을 분비하는 단핵구가 각 조직으로 침투해 인슐린의 작용을 감퇴시키는 당뇨병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가 인슐린 저항성을 조절하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기존에 개발한 리지스틴 항체는 염증 현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보이는데, 이를 바탕으로 현재 당뇨병 등의 대사질환을 포함해 염증성 장질환 등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효수 교수는 “인간의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단핵구 중 20%는 우리가 비만해졌을 때 대사질환을 야기하는 핵심 행동대원임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인간 당뇨병 발병 기전을 바탕으로 비만에 의한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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