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 추모식···“20년 세월 흘렀지만 슬픔 삼킬 수 없어”

윤기은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당시 최초발화지점인 1079호 열차가 전시돼 있다.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중앙로역 화재참사로 사망 192명(신원 미확인 6명), 부상 151명 등 모두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당시 최초발화지점인 1079호 열차가 전시돼 있다.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중앙로역 화재참사로 사망 192명(신원 미확인 6명), 부상 151명 등 모두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인 18일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식이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유족들은 참사로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과 그리움에 흐느꼈다. 추모식은 묵념, 추도사 낭독, 헌시 낭송, 추모곡 제창,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화재 참사 유족을 비롯해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세월호 참사 유족 등 30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 넋을 위로했다.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민노총, 시민단체 등이 모여서 매년 해오던 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밝힌 홍준표 대구시장은 불참했다.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는 추도사에서 “20년 세월이 덧없이 흘렀다. 세상은 우리에게 슬픔을 삼키라고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참사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겠단 각오를 다시 다지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금껏 정부는 배·보상으로 사태를 매듭짓는 데 급급하고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추모하는 일은 쉬쉬해왔다”며 “이곳을 2·18기념공원으로 불러달라는 여러분과 세월호 기억공간을 지키려 싸운 세월호 유가족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서울시청 광장에서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싸움이 바로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멈춰선 자리를 기록으로 남기고 안전 사회로 나가기 위한 노력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2·18안전문화재단이 중앙로역 지하 2층 ‘기억공간’에 마련한 추모 공간을 찾았다.

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인 18일 대구시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이 희생자를 기리는 꽃을 놓으며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인 18일 대구시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이 희생자를 기리는 꽃을 놓으며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인근에서는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가 집회를 열고 “테마파크 내 추모행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을 지나던 전동차 안에서 50대 남성이 방화를 저지르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불이 빠른 속도로 번진 원인으로 꼽힌 지하철 가연재 내장재는 2005년 6월 불연재로 교체됐다.

‘2·18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는 지난 13일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지자체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명칭과 안전대책 수립 미흡, 사고 진상 규명, 유족과 피해자의 권리보장, 약속된 추모사업 실행 등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며 올바른 진상 규명과 추모사업을 촉구했다. 이어 “참사 후 안전교육을 위한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가 참사를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추모공원’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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