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김 시대의 추억…‘유성호텔 313호’ 역사 남긴다

이종섭 기자

정치 거물들 이용한 VIP실

60~70년대 신혼여행 각광

대전시, 기록화 사업 나서

VIP용으로 쓰였던 대전 유성호텔 313호 응접실. 작은 사진은 왼쪽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김영삼 전 대통령 | 대전시 제공

VIP용으로 쓰였던 대전 유성호텔 313호 응접실. 작은 사진은 왼쪽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김영삼 전 대통령 | 대전시 제공

109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달 31일 문을 닫은 대전 유성호텔은 대전시민과 많은 관광객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이 호텔에는 그동안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특별한 공간이 있다. VIP실인 313호 객실이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313호는 ‘3김’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이 머물렀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313호 내부는 고급스러운 앤틱 가구와 샹들리에 등으로 꾸며져 있다. 수십년 세월이 흘렀지만 보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가 객실 313호를 비롯한 유성호텔의 역사를 기록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지난달 영업을 종료하고 철거에 들어가는 유성호텔에 대한 기록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철거 전 유성호텔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도면화 작업 등을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다. 숙박부와 객실 번호판 등 호텔의 각종 기록물도 수집해 보전하며 폐업 시점까지 호텔을 지켰던 직원과 이용객들의 구술도 채록한다.

유성호텔은 1960~1970년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다. 이후 관광특구로 지정돼 불야성을 이뤘던 유성온천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온천 개발과 함께 1915년 처음 문을 열었고, 1966년 현재 자리에 신축 개관하면서 100년 넘게 역사를 이어왔다. 유성호텔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에는 전국적으로 이곳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시민들의 ‘숙박 챌린지’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기록화 사업에는 유성호텔뿐 아니라 먼저 문을 닫은 호텔 리베라 등 유성온천을 상징했던 공간들이 함께 포함된다. 유성호텔 맞은편에 자리 잡았던 호텔 리베라는 30여년간 영업하다 2017년 폐업했다. 대전시는 유성호텔 기록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오는 8월 열리는 ‘대전 0시 축제’ 기간에 맞춰 옛 충남도청사에 특별전시실을 마련하고 기록물을 일반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거되는 유성호텔 부지에는 2028년까지 호텔 1개동과 공동주택 2개동이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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