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비극’ 막으려…전남도, 장애인 가구 전수조사

강현석 기자

‘자녀 살해한 뒤 극단선택’

피해 아동 5년간 56명 달해

지원 서비스도 21%만 이용

지난 5년간 자살을 결심한 보호자에게 살해당한 아동이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남 영암에서 심한 장애가 있던 20대 삼형제가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사건처럼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은 늘어나고 있다. 전남도는 비극을 막기 위해 장애인 가구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24일 아동권리보장원의 ‘아동학대 주요 통계’를 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에서 아동 56명이 자살을 결심한 부모나 보호자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권리보장원은 2018년부터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을 아동학대 사망 원인에 포함해 조사하고 있다.

2018년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 28명 중 7명이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으로 희생됐다. 42명의 학대 사망 아동이 확인된 2019년에는 부모가 9명의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했거나 자살을 시도했다. 2020년에도 43명으로 집계된 아동 학대 사망자의 27%에 달하는 12명이 자살을 결심한 보호자에게 살해당했다. 2021년에는 아동 학대 사망자 40명 중 14명이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의 피해자였다. 2022년에도 학대로 사망한 아동 50명 중 14명이 부모나 보호자의 손에 살해당했다. 지난 5년간 학대로 사망한 아동(203명) 넷 중 한 명(27%)이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의 피해자인 것이다.

지난 15일 5명이 숨진 채 발견된 전남 영암의 ‘일가족 사망 사건’도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 사건으로 추정된다. 당시 사건 현장인 집 안에서는 20대 장애인 청년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아버지(59)와 어머니(56)도 숨졌다.

사건 이후 전남도는 장애인 학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도내 발달장애인 1만3735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으로 선정된 이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실시한다. 전남에서는 2만5990명의 중증장애인이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실제 이용한 장애인은 5578명으로 이용률이 21%에 그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복지 전달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