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노인만 사는 가구와 연결 ‘대학생 주거문제’ 푼다

이혜인 기자

서울시 ‘한지붕 세대공감’ 추진

집에 남는 방이 있는 노인이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에게 저렴한 가격에 방을 빌려주고, 대학생은 장보기·스마트 기기 사용법 알려주기 등 간단한 도움을 주는 ‘주거공유 사업’을 서울시가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마포구의 한 대학을 다니는 김모씨(21)는 지난해 11월부터 한 노부부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김씨는 한 달에 40만~50만원인 방세를 벌면서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워 지난 학기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에 전념해야만 했다. 그러던 중 주거공간에 여유가 있는 노인과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서울시의 ‘한지붕 세대공감’ 시범사업에 참여해 한 노부부의 집에 살게 됐다.

김씨의 집주인인 노부부는 김씨로부터 방세를 전혀 받지 않는다. 대신 김씨는 눈이 내린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집 앞의 눈을 쓸거나, 2층 청소를 해주고 있다. 주인 할아버지가 쓴 글을 읽고 그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해주는 말동무 역할도 한다.

김씨는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사는 것은 옛날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장점을 발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창문 틈에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문풍지를 덧대는 것 등의 생활 노하우를 할머니로부터 많이 배웠다”고 했다. 또 “집에 일찍 들어오는 습관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이번달부터 대학생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노인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한지붕 세대공감’ 사업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에 참여하면 대학가 근처에 살며 집에 남는 방을 가진 노인은 빈방을 시세의 50% 이하 가격으로 대학생에게 제공하게 된다.

대학생은 방세를 적게 내는 대신 노인을 도와 장보기를 하거나 스마트 기기 사용법을 가르쳐주면 된다.

서울시는 “현재 시범가구로 참여하고 있는 가구는 1곳뿐이지만 올해 10여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확대 운영할 것이며 점차 참여 가구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조인동 서울혁신기획관은 “주거공유를 통해 어르신과 대학생의 세대공감이 이루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층 참여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청년 주거문제 해결 모임 ‘민달팽이 유니온’의 하은성씨(21)는 “현재 10여명의 학생이 노인분들과 함께 살겠다고 신청을 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씨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값비싼 집값에 시달리지 않고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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