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천국의 그늘’ 이륜차 소음…서울시, 지자체 최초 실태 조사

이성희 기자
‘배달 천국의 그늘’ 이륜차 소음…서울시, 지자체 최초 실태 조사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에 ‘배달 오토바이 소음에 고통받고 있습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A씨는 “밤에 자려고 누으면 여기가 집인지 도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 잠을 설치고 갓난아기 있는 집은 육아에도 영향이 생긴다”며 “이는 비단 어느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가 이륜차 소음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이륜차 소음이 심한 지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소음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내년부터 시내에서 이륜차 통행량이 많아 소음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5곳를 선정해 3개월마다 소음을 측정하는 등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각 지자체가 이륜차 합동단속에 나선 적은 있지만, 이륜차 소음 유발 정도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계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대상 지역은 고유 생활권 유형별로 선정할 방침이다. 이륜차 소음의 경우 길거리 특성, 주변 배달상권 형성 정도, 거주 인구 특성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연구원이 지난 7월29일과 11월3일에 걸쳐 서울시내 주택가 두 곳에서 소음 실태조사를 시범 실시한 결과를 보면 이륜차가 지나가는 순간 소음이 각각 92.4dB, 88.1dB까지 상승했다. 이는 소음이 심한 공장 안에서 느끼는 수준이다.

이륜차가 지나가며 발생한 소음은 해당 지역의 환경소음을 시간대에 따라 지점별로 각각 0.6~12.4%, 0.2~11.0% 증가시켰다. 가령 주택 밀집지역인 A지점의 경우 이륜차가 지나갈 때 소음이 낮에는 1.7dB, 밤에는 2.6dB 더 높아졌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존 배달 이륜차를 소음이 없는 전기 이륜차로 바꾸면 주택가 소음을 2dB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배달 이륜차를 100% 전기 이륜차로 전환하는 사업을 두 달 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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