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에 역 1개” “3개로 ‘U’자 경유”…김포·인천, 노선 연장 갈등 평행선

박준철 기자

3조원 들여 서울지하철 5호선 방화역~콤팩트시티 잇는 사업
김포, ‘예타’ 면제 등 빠른 건설 요구…인천, 인천철 연결 주장
3년째 협상 결렬…광역교통위원회 “늦어도 연내 합의 낼 것”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사업’ 중 경기 김포시와 인천시가 지하철 연장노선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포시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 가운데 인천 검단신도시에 1개 역사 신설을 주장했지만, 인천은 3개 역사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노선에 대한 연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인천시와 인천 서구, 경기도, 김포시 등 관련 자치단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5호선은 방화역~김포공항~여의도~광화문~강동구~하남 검단산·위례 마천을 잇고 있다. 총 사업비 3조원이 투입될 서울 5호선 연장선은 방화역에서 인천 검단신도시를 거쳐 콤팩트시티를 연결하는 것이다. 인구 10만명 이상이 거주할 콤팩트시티가 조성되는 2033년이 개통 예정 시기다.

서울 5호선 연장선은 신도시 중 유일하게 서울과 직결 지하철 노선이 없는 김포와 검단 지역을 위해 정부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했고,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라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그러나 3년째인 지금까지 노선 합의가 안 돼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한강을 끼고 있는 김포의 광역교통망은 강화에서 김포를 관통해 서울로 연결되는 48번 국도와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이 있다. 김포는 한강신도시 등 신도시 개발로, 2010년 23만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현재 50만명을 넘었다. 김포시는 2025년 인구 7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김포 한강신도시 인근 731만㎡에 4만6000가구가 들어서는 제2의 김포 한강신도시인 콤팩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김포시와 지역 정치권은 서울 5호선 연장구간 중 검단신도시에는 1개 역사만을 설치하고, 조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서울 5호선 연장선은 10만 인구가 들어설 콤팩트시티 준공 시점에 맞춰 개통하는 게 핵심”이라며 “검단신도시에 여러 개 역사를 만들면 이동 시간이 늘어나고 탑승객이 많아져 연장 효과에 따른 김포 시민들의 편리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시와 서구는 서울 5호선 연장선은 인구 21만명의 검단신도시 남단을 ‘U’자로 경유해 인천지하철 1·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의 검단 연장선은 현재 공사 중으로 2025년 개통할 예정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도 김포를 거쳐 고양까지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자체 예산을 들여 9월1일까지 서울 5호선 검단 연장을 위해 경제적·정책적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도 벌이고 있다.

검단신도시 일부 주민들은 인천시 요구안 관철을 위해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태준 검단신도시총연합회장은 “검단신도시에는 ‘지옥철’조차 없다”며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만약 검단신도시를 거쳐 가는 곳으로만 조정안을 도출한다면 차라리 검단신도시를 노선에서 빼라”고 말했다.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관련 자치단체와 10차례 넘게 협의를 했지만 조정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관계자는 “관련 자치단체와 의견차를 좁히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빠르면 수개월, 늦어도 연내에는 합의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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