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등 남부지역이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23일 광주시와 행정안전부의 자료를 보면 광주·전남지역의 최근 1년(지난해 2월 2일~지난 2월1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896.3㎜로 집계됐다. 1973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적은 강수량이다.
최근 6개월(지난해 8월 2일~ 지난 2월 1일까지)간 누적 강수량 역시 395.5㎜로 평년 594.7㎜의 66.8% 수준이다.
광주시는 가뭄이 지속될 경우 당장 제한 급수를 우려하고 있다. 시민들의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은 5월 말, 동복댐은 6월 말 고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날부터 광주와 전남에 20㎜안팎의 단비가 내리고 있지만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주요 상수원인 주암댐 저수율은 이날 오전 기준 21%, 동복댐 저수율은 18.6%를 기록하고 있다. 예년 평균 저수율은 주암댐 43%, 동복댐 60%이다.
전남지역 상황도 심각하다. 완도군 금일도·노화도·보길도·소안도·넙도 등 5개 섬 지역은 지난해 5월부터 잇따라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경남 통영 욕지도 등 섬 지역 32개 마을 주민들도 제한급수로 생수를 공급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농사도 비상이다. 전남 농업용수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2.6%, 전북은 59.3%로 평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5~6월 모내기 철을 앞두고 농업용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행안부는 모내기철까지 가뭄이 지속될 경우 국지적으로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남부지방의 가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지역 각 지자체는 제한급수를 막기 위한 총력 대응하고 있다. 광주시는 장마철인 6월까지 제한급수 시점을 늦추기 위해 수돗물 20% 절약을 목표로 수도계량기 수입 조절 등 물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물 절약 가정에는 요금 할인 혜택도 주고 있다. 전남도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공장 폐수를 공업 용수로 재활용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