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前행정관 긴급체포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2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의 측근 김성환(金盛煥)씨에게 3억원을 건넨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실 3급행정관 임정엽(林呈燁)씨를 긴급체포, 조사중이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야 할 핵심 측근들이 ‘제몫찾기’에만 혈안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이한 청와대 기강이 또다시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됐다.

◇수상한 돈거래=검찰에 따르면 임씨는 아태재단 기획실장 재직때인 1999년 12월 경기 파주시 교하면 동패리 군부대 인근 1만3천평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과 관련, 군부대의 동의를 받아주겠다며 ㄷ건설 사장 김희정씨(47)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모두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김희정씨로부터 청탁대가로 받은 돈의 일부를 보태, 3억원을 동생 명의로 김성환씨 관련계좌에 송금하는 등 김성환씨와 총 5억원 규모의 금전거래를 해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임씨는 아태재단 재직 당시 김희정씨로부터 돈을 받은 뒤 2000년 1월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군부대에 압력을 행사했으나 건설 동의는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전북 완주군수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1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곧바로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임씨가 아태재단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도 홍업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임씨가 김성환씨에게 건넨 돈의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임씨를 추궁하는 한편 임씨에 대해 금명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임씨에게 돈을 준 ㄷ건설 사장 김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했다.

임씨는 “김성환씨가 평창종건에서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못해 급전이 필요하다고 요청해와 평소 가지고 있던 돈을 평창종건 계좌에 넣어줬을 뿐 어떤 대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성환씨 계좌는 아태재단 비밀금고인가=임씨 검거로 김성환씨 차명계좌가 여권의 ‘비자금 저장고’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 김성환씨 차명계좌에서 아태재단으로 넘어간 돈의 규모는 총 6억원이다. 아태재단 직원 퇴직금 정산용으로 1억원, 신축건물 공사대금 5억원 등으로 이는 모두 홍업씨를 통해 건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것은 김성환씨에게 거액을 빌려오던 아태재단 관계자가 거꾸로 송금한 점이다.

김성환씨의 차명계좌가 아태재단측이 ‘필요하면 빼서 쓰고 새로 조성된 자금은 넣어두는’ 사금고일 가능성이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임씨가 평소 김성환씨와 자주 접촉하면서 여러차례에 걸쳐 돈거래를 해온 점을 중시, 두사람간 자금거래 성격을 집중 조사중이다.

<김종훈·이해인기자 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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