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선수의 ‘때려달라’ 메시지 7초 뒤, 김건희 계좌서 10만주 매도 주문”

박용필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서 김건희 여사 거래 상황 공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박민규 선임기자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박민규 선임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재판에서 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의 주식 거래 내역을 일부 공개했다. 해당 내역에 따르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이들이 주식을 매매하자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직후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주식이 매도됐다. 다만 해당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투자자문사 임원은 해당 계좌에서 실제로 주식을 매도한 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2일 열린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검찰은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이들끼리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김 여사 명의 계좌의 주식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는 ‘주가조작 선수’로 지목된 전직 증권사 직원 김모씨와 투자자문사의 임원 민모씨가 2010년 10월 28일 주고받은 것이다. 당시 김씨는 민씨에게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하세요”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장했고, 김씨는 ‘매도하라 해’라는 메시지를 재차 보냈다. 검찰은 이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7초가 지난 뒤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10만주의 매도 물량이 나왔고, 그걸 민씨와 다른 2명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10∼11월 김씨와 민씨 사이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직후 김 여사 계좌에서 주문이 나온 사례는 몇 차례 더 확인됐다. 김 여사의 여러 증권사 계좌가 거래에 쓰였고, 어머니 최모 씨 명의 계좌로도 주문한 기록이 나왔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민씨는 당시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매도 주문을 낸 이가 투자자문사 대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그런데 당시 투자자문사 대표가 직접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주문할 수 있었냐”고 물었고, 민씨는 “누가 매도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이에 검찰이 “당시 (문자를 주고받은) 김씨나 증인(민씨)은 김 여사를 알지도 못한 상태이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민씨는 “몰랐다”고 했다.

검찰은 이른바 ‘김건희 파일’의 작성 경위에 대해서도 물었지만 민씨는 ‘관여한 바도, 아는 바도 없다’고 했다. ‘김건희 파일’은 2차 주가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2011년 1월 김 여사 명의 계좌의 주식 거래 내역이 담긴 엑셀파일을 일컫는다. 지난 8월 공판에서 한 증인은 이 파일의 작성을 지시한 사람 중 하나로 민씨를 지목한 바 있다.

검찰은 권 전 회장과 투자자문사, 증권사 관련자들이 90여개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주가조작을 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 계좌들 중에는 김 여사 명의의 계좌 2개도 포함돼있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이들에게 돈을 댄 ‘전주’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여사 측은 권 회장 등에게 투자를 일임했을 뿐 주가조작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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