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부터 문과생도 의대 지원?…사실상 ‘불가능’

김나연 기자

6곳 과탐 점수 필수 제출·10곳 가산점 부여

이대 인문계 선발에 이과생 교차 지원 가능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학년도 성균관대학교 전형계획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자료를 사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학년도 성균관대학교 전형계획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자료를 사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 문과 수험생들의 ‘이과 침공’은 가능할까. 일부 대학이 의대·이공대 지원자에게 수능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 점수 등을 요구하지 않기로 하면서 닫혔던 문이 열리기는 했지만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 26일 대교협이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보면 연세대, 성균관대 등 17개교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이공·의학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에게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 점수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문과생도 ‘확률과통계’나 사회탐구 영역 점수로 이공·의학계열 학과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주요대 입시요강을 살펴본 결과 문과생의 이공·의학계열 진학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매우 불리했다. 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 중 23곳이 수학(‘미적분’ ‘기하’)과 과학탐구 영역을 필수 선택과목으로 지정해 문과생 지원을 차단했다. 나머지 16개 의대 중 고려대, 강원대 등 6개 대는 수학 선택과목 제한은 없으나 과학탐구 점수를 필수로 제출하도록 했다. 10개 의대는 선택과목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 점수를 제출하면 최소 3~10%의 가산점을 준다.

유일하게 인문계열 모집 정원이 따로 있는 이화여대 의대 입시에서마저 문과생은 실익을 얻지 못한다. 이화여대는 정시 모집인원 58명 중 8명을 인문계열로 선발한다. 해당 모집단위에는 수학과 탐구영역에서 별도의 필수 선택과목이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생이 미적분 등 이과 과목을 응시하고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교차 지원하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일반 이공계열 학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는 여전히 이공계열 학과 지원 시 선택과목 제한이 있고, 고려대는 과학탐구 점수를 필수로 제출하도록 했다. 연세대는 과학탐구 점수를 제출하면 3%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또 문과생이 ‘확률과통계’ 점수로 이공계열 학과에 지원하더라도 앞선 두 번의 통합수능에서처럼 ‘미적분’ ‘기하’보다 표준점수가 낮게 나오면 선택과목 제한 폐지는 무의미해진다.

입시 전문가들은 통합수능 체제에서 ‘문과침공 대책’은 나오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에서 문과생이 이과로 교차 지원하기는 수학 ‘확률과통계’를 필수 선택과목으로 지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통합수능 체제에서 문과생들이 불리한 구조는 이미 굳어졌다”며 “대학의 가산점 제도까지 없애라고 하는 것은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나올만한 대책은 다 나온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수능을 공통과목 위주로 개편하는 등 제도 자체를 손질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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