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2만명 ‘공무원연금 개혁안’ 성토 집회… “총파업·대통령 신임투표” 주장까지

김창영 기자

진보·보수단체, 전·현직 총망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성토

3일부터 개혁안 찬반투표… 청 “싫어도 해야” 강행 재확인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공무원들의 저항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반대하기 위해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공무원·교사들이 서울 여의도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공무원들은 진보·보수, 전·현직을 가리지 않고 한목소리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외쳤으며 ‘정부 불신임’과 ‘총파업’ 구호도 등장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집회 다음날 “(공무원연금 개혁은) 싫어도 해야 한다”며 개혁안의 연내 처리 의사를 재확인했다.

공무원과 교사 12만여명은 지난 1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총궐기대회를 열어 여당과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성토하고 투쟁 결의를 다졌다. 이날 집회는 전국에서 12만명(경찰 추산 9만5000명)의 공무원과 교원이 참석해 정부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공무원 집회였다.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공무원과 교사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열린 ‘100만 공무원, 교원 총궐기대회’에서 ‘연금을 연금답게’ ‘노후생활 파탄내는 연금개악 중단하라’ 등 구호가 쓰인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공무원과 교사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열린 ‘100만 공무원, 교원 총궐기대회’에서 ‘연금을 연금답게’ ‘노후생활 파탄내는 연금개악 중단하라’ 등 구호가 쓰인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이날 “직접 이해 당사자인 교직원과 공무원단체를 배제한 채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한국교직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진보·보수를 망라한 50여개 공무원 단체들이 참가했다.

공투본은 “새누리당의 개혁안은 이해 당사자를 배제한 밀실논의·일방통행의 결정판으로 대통령의 ‘연내 처리’ 지시에 따라 거대 여당이 꼭두각시가 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투본은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공적연금을 강화할 책임을 진 정부·여당이 공무원의 노후를 팽개친다면 800만 공무원과 교직원 가족의 분노를 모아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충재 전공노 위원장은 “재벌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민과 공무원의 노후를 팔아넘기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음모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공직자를 파렴치한, 세금도둑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에 강한 배신감을 느낀다”며 “공무원연금을 지키는 것이 곧 국민연금을 지키는 길이라는 사명으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공무원노조는 3일부터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인다.

이주완 전국퇴직공무원협의회장은 “공무원연금은 정부가 공무원에게 보장한 채권인데, 이제 와서 약속을 깨려고 한다”면서 “연금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20년 만에 다시 빨간 띠를 맸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이날 집회에서 총파업은 물론 대통령 신임투표까지 거론해 연말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이 험로에 접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공무원들의 움직임에도 아랑곳없이 청와대는 연내 처리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2일 월례 경제정책 브리핑에서 “(연금 개혁은) 지금 못하면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떠넘기게 된다”며 “싫어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