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돌봄 필요 어르신과 함께 37일간 격리, 요양보호사 사명이라 생각”

류인하 기자

국무총리 표창 받은 구인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요양보호사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함께 격리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요양보호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로 돌봄 필요 어르신과 함께 37일간 격리, 요양보호사 사명이라 생각”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사서원)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구인수씨(58·사진)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3월 사서원 긴급돌봄지원단에 참여해 37일 총 744시간 동안 어르신들과 함께 격리생활을 하며 어르신들을 돌봤다.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어르신들과 별도의 격리시설에 동반입소해 24시간 일상을 함께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 사서원에서 긴급돌봄지원단을 모집했어요. 여성 요양보호사들에 비해 남성 요양보호사들이 많지 않은데 남성 요양보호사가 해야 할 일도 많을 것이란 생각에 자원한 거죠.”

가족들의 반대는 컸다. 가족들은 “나이도 있는데 격리시설에 들어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한다”며 그를 말렸다. 구씨는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며 가족을 설득했다.

그가 격리시설로 들어가 24시간 긴급돌봄을 한 횟수만 4번이다. 한 번 격리시설에 들어가면 돌봄대상자가 시설을 나갈 때까지 그곳에 머물러야 했다. 가장 오래 머문 기간은 17일에 달했다.

격리시설 내 긴급돌봄은 매번 힘든 순간의 연속이었다고 구씨는 말했다. 1명의 어르신을 하루 종일 돌보기 위해서는 3명의 요양보호사가 8시간씩 3교대로 근무를 해야 했다. 8시간 동안 어르신을 보살피고, 나머지 16시간은 자신의 방에 격리된 생활을 반복했다. 하루 종일 입고 있었던 방호복 역시 고통스러웠다. 구씨는 “방호복 때문에 어르신을 이동시키거나 씻겨드릴 때마다 온몸이 땀범벅이 됐다”고 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은 매 시간 “나를 여기에 왜 가둬놨냐. 당신은 누구냐. 뛰어내려 죽겠다”고 했다. 구씨는 창밖으로 나가려는 어르신을 붙들고, 상황을 다시 설명하는 일을 반복하기도 했다. ‘왜 힘든 일을 자청해서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에게는 그게 사명감이었다”고 말했다.

사서원은 구씨가 ‘2021 코로나 대응’ 유공자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긴급돌봄지원에 투입된 요양보호사들은 지금까지 총 165명. 이들 가운데 구씨가 가장 오랜 시간, 가장 많이 긴급돌봄지원에 참여했다. 사서원은 현재까지 55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619일간 총 1만2466시간의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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