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 직업이동 경로조사
비수도권 졸업생 31% 상경 취업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한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지만, 이들이 수도권에서 취업 시 받는 임금 혜택은 비수도권 취업 때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이 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취업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몰리는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었다.
조사 대상인 수도권 대학 졸업생 5773명 중 첫 직장을 수도권으로 잡은 이들은 5406명으로 전체의 93.6%에 달했으며, 비수도권 대학 졸업생 8039명 중에서도 2552명(31.7%)은 수도권 직장에 취직하고 있었다.
연구원 측은 “대학 소재지에 상관없이 첫 직장을 서울과 경기에서 구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대졸자들에게 서울과 경기는 물리적 거리에 관계없이 취업의 목적지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도권에 직장을 잡은 청년들이 실제로 얻는 임금 혜택은 비수도권 취업보다 오히려 낮았다. 비수도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수도권 직장에 취업한 청년들은 대학 졸업 소재지에 체류했을 때보다 월급이 34만3000원 정도 높았으나, 다른 비수도권 지역에 취업한 경우 출신 대학 지역에 정주했을 때보다 월급이 58만4000원 정도 더 높았다.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같은 조건에서 비수도권 지역에 취업한다면 임금 측면에서의 혜택이 약 1.7배 높다는 것이다.
연구원 측은 “수도권으로의 지나친 집중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동일한 숙련 수준의 대졸자가 수도권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열악한 일자리를 구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임금 혜택을 온전히 확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졸자가 첫 직장을 구할 때 상대적으로 편의성이 낮은 비수도권에 거주·통근한다면 금전적 보상을 추가적으로 요구할 수도 있기에 임금 혜택의 격차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2009년 8월 및 2010년 2월 대학졸업자들 중 지난해까지 첫 직장경험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