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 

임영주기자

블룸버그 칼럼 “국가차원 퇴보”

최근 미국 신문업계를 중심으로 불어닥치고 있는 언론산업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의 편집인 앨버트 헌트(사진)가 22일 칼럼을 통해 지적했다.

신문산업의 경제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요 신문의 재정상황 악화와 이로 인한 영향력 감소는 사회적 병폐에 대한 추적보도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민주주의가 퇴보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종이신문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시카고 트리뷴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미디어그룹 트리뷴과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시애틀 지역의 유력 일간지 시애틀포스트 인텔리전서는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했다. 남아있는 신문사도 인력의 반을 해고하거나 지방과 해외 지사를 없애는 등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헌트 편집인은 “몇몇 보수 정치가들은 뉴욕타임스(NYT) 등 진보언론이 없는 세상을 예상하며 기뻐하고 있다”며 “그러나 하버드대 쇼렌스타인 미디어·정치·공공정책 센터의 알렉스 존스 연구원이 지적한 대로 그들은 ‘사람들이 얻는 뉴스의 85%를 신문이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논객 러시 림보는 NYT를 미워하지만 그 역시 NYT의 구독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젊고 돈 많은 소비자들 중 일부는 인터넷에서 많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신문이 없어져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터넷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에만 그칠 뿐, 현상에 대해 천착하고 개선 방안을 이끌어내는 기능이 신문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헌트는 역설했다.

수년전 워싱턴포스트(WP)는 9개월 동안 군 최고 재활센터인 월터리드 메디컬센터에 입원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자들의 열악한 수용 실태를 취재해 고발한 끝에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인터넷 언론이 이 같은 추적보도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NYT의 질 에이브럼슨 편집인은 “이라크전 보도를 위해 다수의 특파원을 파견하는 등 수백만달러를 지출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인터넷언론이 인터넷상의 광고수입만으로 추진하기엔 어려운 일이다.

헌트는 인터넷과 종이신문 간의 적절한 균형을 추구하거나 정부·재단·부유한 개인의 지원 등 다양한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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