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위축”
경향신문에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써 민주당에 의해 고발당했던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16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데 대해 저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에서는 고발 철회와 함께 당연히 당 지도부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공보국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그는 “일부 지지자들은 무차별적으로 제 신상을 캐고 마침내 중앙선관위에 고발까지 했다. 저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이의 반대 주장까지 막으려는 행동이다. 누구도 그럴 권리가 없으며 감수해야 할 의무도 없다”고 썼다.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자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지난 13일 민주당이 이 칼럼이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임 교수와 경향신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이튿날 고발을 취하하면서도 “임 교수는 안철수 전 의원의 싱크탱크 출신으로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 민주당 입장 표명은 또 다른 비판으로 이어졌다.
임 교수는 이날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이력을 문제 삼아 제 주장을 폄훼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당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비판적인 국민의 소리는 무조건 듣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임 교수는 2013년 안철수 전 의원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을 거쳐 주중대사로 재임 중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이 단체의 초대 소장을 맡았다.
임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법원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처벌은 감수해야겠지만 현행 공직선거법은 잘못됐다”며 “법이 표현의 자유를 지키도록 바뀌어야 한다. 국민은 정치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고 잘못된 정치를 심판할 권리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