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뉴스 회피 현상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지나 생성형 AI가 신문과 저널리즘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경쟁상대는 이미 유튜브와 OTT가 된 지 오래입니다. <어쩔경향>은 전 세계적인 디지털 미디어의 트렌드와 변화 양상을 살피고 분석하는 경향신문 내부 보고서이지만 독자와 함께 하기 위해 칸업(KHANUP) 콘텐츠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으시면 로그인해주세요!

뉴스위크 부사장이 말하는 적절한 기사 길이는? 출처, Inma

뉴스위크 부사장이 말하는 적절한 기사 길이는? 출처, Inma

짧은 기사가 좋을까요? 긴 기사가 좋을까요?

언론사의 오래된 고민입니다. 앱과 웹에서 대부분 기사가 소비되는 시대에, 종이신문을 만들 때처럼 200자 원고지 5매, 8매 등으로 기사 분량을 구분하는 건 큰 의미가 없죠.(안타깝게도, 한국 신문사는 대부분 종이신문을 동시에 찍고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을 완전히 놓지 못하고 있죠.)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보는 국내 이용자들은 300~600자(200자 원고지 기준 3매 이내)의 기사를 가장 선호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2017년 나왔어요. 또 중간 길이의 기사(5~10매)는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해외에서 2021년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슈의 핵심만 담은 짧은 기사를 보거나, 심층 보도만 보게 될 것이란 의미였습니다. 그렇다고 그 예측대로 중간 길이의 기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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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미디어연합(INMA)는 기사 길이가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지난 21일 소개했어요. 데이터 분석업체 ‘차트비트’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게시된 1만 단어 이하의 기사 수 백만개를 분석해본 결과,

· 충성도가 높은 독자(지난 16일 중 8일 이상 사이트에 방문한 독자)는 2500단어(200자 원고지 15매 가량)이하 의 기사를 가장 선호했어요.

· 충성도가 높은 독자는 한 번 사이트에 방문할 때 여러개의 기사를 읽지만, 한 기사를 오래 읽지는 않았어요.

적어도 모든 긴 기사를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점은 알 수 있겠네요. 모든 기사를 길게 쓰는 데에 기자들이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는 이야깁니다.

이어 기사 분량에 대한 전략을 뉴스위크의 부사장에게 묻습니다. 뉴스위크의 부사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 “ ‘짧은 편지를 쓸 시간이 없어서 긴 편지를 썼다’는 말을 마크 트웨인이 자주 인용했다. 기자에게 길게 쓰는 게 더 쉽다. 그러나 긴 기사는 독자가 중요한 부분에 도달하기 전에, 그 기사 페이지를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 “기자에게 대략적인 길이를 지시하는 게 좋다. 그러면 기사 가치에 대한 판단을 편집자와 기자가 공유할 수 있고, 편집과정에서 갈등이 줄어든다.”

· “파이먹기 대회나 교통사고 등 일상적인 기사의 길이는 500~600단어가 좋다.”

· “군더더기 내용 없이, 가장 짧은 기사가 좋은 기사다. 그게 300단어일 수도, 3000단어일 수도 있다.

저는 “군더더기 내용 없이, 가장 짧은 기사가 좋은 기사”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무엇이 군더더기이냐’라는 것에 대한 판단은 각자 다를 수 있겠지요. 적어도 독자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기사는 정답이 아니겠지요.

언론사의 성과지표는?

위 글에서 “독자가 중요한 부분에 도달하기 전에, 그 기사 페이지를 빠져나갈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보이시나요. 바꿔말하면 ‘체류시간(해당 기사 페이지에 얼마나 머물렀느냐)’을 늘려야 한다는 거죠. 언론사들은 과거 페이지 뷰(PV·기사를 얼마나 많이 봤느냐)만 중요시 했던 것에서, 체류시간을 중요 지표로 봅니다. 체류시간뿐 아니라 완독율, 로그인 월 완료율, 페이월 도달율, 유료결제 완료율 등도 중요지표가 될 수 있죠.

INMA는 ‘뉴스룸은 어떤 지표를 관찰해야 할까’라는 기사를 지난 3월 3일에 소개했습니다. 물론 성과 측정의 지표는 비지니스 모델에 따라 다릅니다. 함께 보실까요.

■ 유료 구독 중심의 비지니스 지표

·총 구독자 수

·활성 구독자 수(지정된 기간 동안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 수)

·사용자당 평균 이익(ARPU) 또는 총 구독 수익

·페이 월(Pay wall) 도달율과 이탈율

■ PV 중심의 비지니스 지표

·페이지 뷰(PV)

·소스별 트래픽(어떤 경로를 통해 사이트에 들어왔는지)

·소스별 RPM(트래픽 소스에 따라 페이지뷰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방문 깊이(사람들이 한 번 방문했을 때 보는 콘텐츠를 얼마나 보는지)

·이탈율(사람들이 언제 사이트를 빠져나가는지)

최근 INMA의 웹 세미나에 참여한 언론사들은 디지털 가입자(36%), 이탈율(21%), 페이지뷰(15%), 체류시간(8%)순으로 중요시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는 각 회사가 설정한 목표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할 수 있겠죠.

Inma의 최근 세미나에 참여한 언론사가 중요시한 지표들  출처, Inma

Inma의 최근 세미나에 참여한 언론사가 중요시한 지표들 출처, Inma

재밌는 것은 해당 세미나에 참여한 언론사들이 여성 참여자의 비율을 측정하는 것을 중요시했다는 점입니다. 경향신문도 내부적으로 PV가 좋았던 기사들을 대상으로, 이들 기사가 왜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나를 분석해본 적이 있어요. 분석 결과는 ‘여성들이 해당 기사들을 봤기 때문’이었고요. 여성 독자층을 확보하는 것이 성장의 한가지 방법으로 보입니다.

댓글 다는 사람, 충성 독자로 만들기

댓글,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연애인에 대한 비난, 장애인에 대한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댓글창이 먼저 떠올라요. 이 때문에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차라리 댓글 창을 닫아버리자’라는 움직임이 있어왔죠.

국내의 경우 댓글의 생태계는 ‘소수가 쓰고 다수가 읽는’ 구조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1 언론수용자조사’에 따르면, ‘지난 1주일 동안 뉴스에 댓글을 단 적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100명 중 6~7명이었어요. 반면 댓글을 읽는 사람은 100명 중 62명이었고요. 댓글을 읽는 사람이 많은 까닭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요.

댓글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는 사회에서 살기 때문일까요. 국내 언론사들은 댓글을 소홀히 해왔어요. ‘댓글을 다는 이용자들을 언론사의 구독자로 만들자’는 노력을 그간 놓치고 있었던 것이죠.

잘 관리된 댓글 창은 사용자들의 경험을 높인다.  출처, Inma

잘 관리된 댓글 창은 사용자들의 경험을 높인다. 출처, Inma

INMA는 ‘구독자 기반을 늘리고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하는 댓글 전략’을 지난 16일 소개했어요.

호주 미디어 그룹 ‘나인 퍼블리싱’은 산하의 언론사(시드니모닝헤럴드, 브리즈번타임즈 등)들에는 매주 3만5000여개의 댓글이 달린다고 합니다. 나인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유료 구독자들만 댓글을 달 수 있게 했어요. 유료 구독자가 아니면 댓글을 읽을 순 있지만, 달 수 없게 된 것이죠. 나인 측은 이렇게 한 까닭에 대해 “우리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어요.

■ 나인 측이 마련한 댓글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아요.

· 모든 댓글은 1500자로 제한.

· 한 사람이 달 수 있는 댓글 수는 최대 10개. 다양한 이들이 의견이 펼쳐질 수 있도록.

· 이전 댓글을 반복하는 건 금지.

·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거나, 조직적인 광고 목적의 댓글을 다는 사람은 계정 정지시킴.

· 실명이나 실명을 변형한 이름을 사용할 것을 권장.

■ 구독자에게만 댓글 게시를 허용한 결과,

· 3개월만에 수십 명의 구독자가 늘어남.

· 검토 대기 중인 댓글(댓글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검토)이 99% 줄어듬.

· 댓글의 수준이 높아짐. 이로 인해 유료 구독자들이 더 자주 댓글을 달게 됨.

나인 측은, 유료 구독자에게만 댓글을 달 수 있게 한 것을 성공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그 다음 단계로 구독자들이 실시간으로 의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AI 댓글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소위 클럽에서 한다는 ‘물 관리’(?)를 한 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쩔경향>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알려주실 이야기가 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의 KHANUP 콘텐츠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와 함께 성장합니다.

https://forms.gle/yV6rLqoJER8Kkbf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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