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4시간 반 사투’ 환자살려

제14호 태풍 ‘나비’의 타격으로 초토화된 울릉도에서 울릉경비대원 9명이 4시간30분간의 사투 끝에 응급환자를 들것으로 이송해 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울릉군 서면 태하2리(일명 학포)에 사는 임모씨(69·여)가 태풍 피해로 전신골절상을 입고 울릉경비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지난 7일 오후 5시쯤. 산사태로 울릉도 내 간선 교통로인 일주도로가 차단되면서 119구급차를 이용하기 위해선 차량 접근이 가능한 10㎞ 떨어진 남양리 끝자락까지 환자를 보내야 했다.

경비대원들은 그러나 임씨가 골절상을 입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송과정에서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했다. 생각 끝에 들것을 선택, 곧바로 ‘4인 1조’로 도보이송을 시작했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10분 남짓 걸릴 거리였지만 도보 릴레이 이송은 4시간30분이나 걸렸다. 오후 9시30분쯤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환자가 인계됐다. 임씨는 다시 경북도 소방헬기편으로 포항소재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김정민 수경은 “온몸의 기력이 다 소진됐다고 느낄 만큼 지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고 한 생명을 무사히 살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 ‘나비’로 쑥대밭이 됐던 경북 울릉군에선 9일부터 복구작업이 본격화됐다. 또 포항~울릉간 정기 여객선이 6일 만에 생필품 3,800점·구호물품 1,028세트와 복구 인력, 승객 등을 싣고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남양·태하리 일부 가구에 여전히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응급복구에만도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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