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사장 내정설'에…노조"파업 불사"

선명수 기자

교육방송(EBS) 차기 사장에 ‘뉴라이트 인사 내정설’이 돌면서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조직 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 EBS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BS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를 지고 있는 방송사”라며 “지금 항간에 떠도는 이념 편향 인사 내정 괴담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등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 입장을 밝힌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들이 신임 사장 하마평에 오르며 ‘청와대 내정설’ 논란이 빚어졌다. 이 교수는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 근현대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로, 이미 2009년과 2012년 EBS 사장에 지원했다가 낙마한 바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류 교수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다. 때문에 한국방송(KBS)에 이어 EBS까지 국정화를 염두에 둔 청와대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방송 사장 선임권을 갖고 있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지난 11일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내정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야당 추천)이 지난 12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사장 내정설은 나올만한 이유가 있고 빌미를 제공한 측도 있다”며 “관련 제보를 받았지만 지금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의혹이 커졌다.

당초 방통위의 후보 공모가 늦어지면서 논란이 예고된 측면도 있다. 신용섭 현 사장의 임기는 오는 29일 만료되는데, 방통위는 지난 5일이 되어서야 후보자 모집 공고를 냈다. 노조는 “방통위는 공모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다 현 사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서야 공모를 시작했는데, 공모가 시작되자마자 사장 내정설이 돌았다”며 “특히 이명희와 류석춘 두 명은 오랜시간 특정 정파와 이념의 선두에 서왔던 이념 편향의 아이콘들”이라고 꼬집었다.

홍정배 EBS지부장은 “우려하는 이념 편향 인사가 임명된다면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헌법과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신임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은 물론 총파업까지 불사할 것”이라며 “일단 정치·이념 중립적인 사장 선임 요구서를 내일 방통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24일부터 사흘간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이념편향 인사가 사장에 선임될 경우 30일 첫 출근날부터 출근 저지에 나설 예정이다. 신임 사장 공모는 18일 오후 6시에 마감된다.

EBS

Today`s HOT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폭격 맞은 라파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