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디스커버리 펀드 부실판매' 하나은행 압수수색

손구민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경찰이 22일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및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대표 장하원씨는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친동생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 중구에 있는 하나은행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사모펀드와 관련된 회계자료와 전산기록 등을 확보했다. 하나은행은 이 운용사의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를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240억원 가량 환매가 중단됐다.

이 펀드는 미국 운용사인 ‘다이렉트랜딩글로벌’이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2019년 4월 다이렉트랜딩글로벌 대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되자 디스커버리 자산운용도 2019년 4월 환매 중단을 선언했고,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하나은행이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하면서 가입자에게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했는지, 불완전 판매를 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외에도 라임 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독일헤리티지펀드 등 총 2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부실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 책임을 물어 하나은행에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사모펀드 사태가 불거지자 일정 수준의 선지급금을 내주고 펀드가 청산되는 시점에 피해를 최종적으로 정산하겠다고 밝힌 터다.

경찰이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한 다른 은행들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은행 이외에도 이 펀드 판매사 중 기업은행이 914억원, 신한은행이 651억원의 환매를 중단한 상태다. 시중은행 3곳이 환매를 중단한 액수가 180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판매사들이 펀드 판매 과정에서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한 것 외에 다른 수사 사항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가 궁극적으로 펀드 운용사인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펀드를 판매한 시중은행에 대한 수사는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으로 가기 위한 경유지라는 것이다.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대표 장하원씨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열린우리당 정책실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장씨의 형은 2017년 5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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