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 사장님 잇단 비극…자영업자들 “내 일 같아”

손구민 기자

코로나 경영난 장기화에

서울·여수서 극단적 선택

“안타깝다” 추모 이어져

서울 마포구에서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해온 자영업자가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해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A씨(57·여)는 지난 7일 자신의 자택인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 사망 시점을 발견되기 며칠 전으로 추정했다. 지인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전날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A씨 발인이 있었다.

A씨는 1999년 마포에서 호프집을 시작했다. 가게가 입소문을 타면서 사업을 확장해 가게 네 곳을 운영했다. 몇 년 전부터는 다른 가게를 정리하고 100석 규모의 호프집 한 곳만 운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A씨는 장사가 안 돼 힘들다고 주변 상인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사망하기 전 자신이 살던 원룸을 처분해 직원들에게 월급을 줬다. 그래도 모자란 돈은 지인들에게 빌렸다. A씨 곁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거나 집을 비워달라는 문자메시지들이 와 있었다고 한다.

A씨가 운영하던 호프집과 그의 빈소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국호프연합회는 이날 성명문을 내고 “고인이 되신 사장님과 알고 지내던 사이는 아니지만 이 안타까운 소식은 전국호프연합회 회원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며 “고인의 안타까움은 저희 모두의 상황과 같았다”고 밝혔다.

전남 여수에서도 치킨집을 운영하던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씨는 지난 12일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여수시청 인근에 위치한 B씨의 가게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두 자영업자의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자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내 일 같아 안타깝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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